[대체투자 잰걸음] 안전자산 투자 한계…눈 돌리는 보험사들
보험업계 운용자산이익률 年 4% 붕괴…마지노선 깨졌다
중위험·중수익 넘어 고위험·고수익 대체투자로까지 손길
보수적인 방식을 고수하던 보험사들이 최근 중위험·중수익은 물론 고위험·고수익의 대체투자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그동안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저금리에도 보험사들은 주로 안전 자산에 투자해왔다. 하지만 심리적 마지노선인 연 4%대 자산운용 수익률마저 무너지며 보험사들의 투자방식이 최근 변혁기를 맞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경영효율지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국내 40개 일반 생명·손해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평균 3.46%를 기록했다.
보험업계의 자산 운용 수익성은 최근 들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12년 4.78%를 기록했던 생·손보사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2013년 4.22% ▲2014년 4.02% ▲2015년 3.65% 등으로 하락을 거듭하면서 5년 사이 0.76%포인트가 떨어졌다.
보험업계는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을 통해 연간 4%의 수익률은 올려야 사업을 원활히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입자들로부터 받는 보험료를 굴려 4%대의 수익이 나야 가입자들에게 보장성 보험의 보험금과 저축성 보험의 이자를 내주고, 각종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어서다.
이는 기존 방식의 투자 방식으로는 보험사들의 생존이 막막하다는 얘기다. 더욱이 대표적인 장기 상품을 다룬다는 점에서 보수적인 자산 운용을 고수해 왔던 보험사들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보험사들이 주로 투자해 온 10년물 국채나 3년 만기의 AA등급 우량 회사채의 금리는 2%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가장 먼저 눈을 돌린 중위험·중수익 투자처는 해외투자에 맞춰져있다. 때문에 보험사들은 기존 국채나 우량 회사채 비중을 다소 줄이고 좀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발행되는 신용등급 BBB-에서 A+ 등급 회사채가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미국이나 유럽, 호주 등의 대형 상업용 빌딩에 선순위 대출을 해 주는 보험사들도 등장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일부 보험사들은 원금 손실을 무릅쓰고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했다. 현대해상의 바이아웃펀드 투자나 농협생명의 헤지펀드 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해상은 최근 영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BC파트너스가 모집하는 약 9조원 규모의 바이아웃펀드에 620억원 가량을 출자했다. 바이아웃펀드는 잠재력 있는 기업을 인수해 기업 가치를 높인 후 다시 기업을 되팔아 고수익을 올리는 사모펀드다.
NH농협생명은 올해 중 헤지펀드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 헤지펀드는 100명 미만 투자자로자금을 조성해 위험성 높은 파생금융상품으로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대신 농협생명은 대규모 투자보다 단기간에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포화상태에 가까운 국내 보험시장의 상황 상 보험영업으로 눈에 띄는 이익을 내긴 힘든 상황"이라며 "안정이 우선이었던 보험업계에서도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대체투자를 통해 자산운용수익률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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