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계절 돌아왔지만 주류업 규제 '빡빡'…"힘들다 힘들어"

손현진 기자

입력 2017.06.20 15:25  수정 2017.06.20 15:35

"신제품 판촉 기간 제한, 모호한 기준의 온라인 광고 규제"

수입맥주 인기에 판촉경쟁 가능성…일부 영업장선 영업사원 '을' 취급

맥주가 잘 팔리는 여름 특수가 찾판아왔지만 주류업계는 엄격한 규제와 판촉 경쟁 증가로 판촉행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주류제품이 가득 진열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맥주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여름 특수가 찾아왔지만 주류업계는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엄격한 규제로 인해 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데다 제살깎기 식 판촉 경쟁을 유발하는 요소들이 날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출시한 신제품 '필라이트' 판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출시시기를 보면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여름철 흥행을 겨냥한 제품이다.

하지만 필라이트 판촉 기간은 이달까지로 제한된다. '신제품에 대한 시음 행사와 판촉활동은 3개월만 허용한다'는 국세청 방침 때문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주류를 배포하는 행위가 유통경로 추적이 불가능한 거래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금지하고 있다는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소비자의 술잔에 직접 술을 따라 주면서 맛을 보도록 하는 시음 행사는 3개월 이상 진행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세무서장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온라인 광고나 프로모션도 타 업종에 비하면 유독 주류업계에 대한 규제가 심하다는 것이 업계의 불만이다.

지난 3월 말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롯데주류·하이트진로 등 17개 주류 제조·판매업체의 페이스북 광고 53건에 대한 시정조치를 내렸다. 적발된 게시물의 실제 내용을 보면 '블로거 시식단 모집'이나 '캐릭터 공모전' 등이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과연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광고였는지 모호한 것들이 많다는 불평이 돌았다.

하지만 주류업체들은 온라인 마케팅 활동을 저버릴수 없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광고는 2040 젊은 세대에 대한 노출이 많고 주목도가 높기 때문에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주류 쪽은 그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있다 보니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류제품은 버스나 지하철, 옥탑 광고도 전면 금지돼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각 가정마다 수입맥주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체 맥주 매출 중에서 수입 맥주 비중이 51.5%를 기록해 국산맥주 판매율(48.5%)보다 높았다.

국내 주류업체들은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수입맥주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업소용 맥주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이에 주류업계는 업소용 맥주 시장을 위한 대면 판촉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수입맥주에 빼앗긴 가정용 시장 대신 업소용 시장을 확대해 이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트렌드를 반영한 판촉물을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조선족 종업원을 위한 국제전화카드와 메르스 등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손 세정제, 미세먼지를 차단해주는 마스크 등이 판촉물로 주로 사용된다.

주류업계 마케팅 관계자는 "예산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 반향이 클 것 같은 것으로 판촉물 품목을 자주 바꾸고 있다"면서 "소비자나 업주를 직접 만나는 영업사원들이 마케팅 팀에 특정 품목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대면판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주류를 취급하는 일부 영업장에서 제품 선택을 호소하는 주류회사 직원을 '을'로 대할 때가 많아 영업사원들의 고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는 주류업체 관계자는 "영업 나가면 점주가 잡일을 시킬때가 많다. 판촉 나간 영업장에서 창문까지 닦아봤다"면서 "제품을 사달라고 부탁하는 입장이어서 하라는 일을 거부하기도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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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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