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의 영역' 옛말…남자모델 찾는 화장품 업계
'꽃미남 배우만 발탁' 공식도 깨져…개성파 모델도 제품 흥행에 한몫
뷰티업계 새로운 '큰 손' 남성 소비자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전략
여성 톱스타들의 전유물로 통하던 화장품 광고에 남자 모델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여심을 자극하는 꽃미남 배우뿐 아니라, 화장품으로 외모를 꾸미는 남성이 많아짐에 따라 이들의 흥미를 이끌 수 있는 다양한 개성파 모델도 기용되는 추세다.
27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배우 서강준(토니모리), 박보검(비프루브), 이종석(셀레뷰), 마동석(에뛰드하우스) 등 남자 스타들이 화장품 광고 모델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강준은 1인칭 토니모리 광고에 등장해 여자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그는 "여기가 우리 집이에요. 오늘 좀 건조하네요"라며 피부 보습 제품을 건네고, 박보검 또한 1인칭 화면에 등장해 "온도차로 망가지는 피부, 그냥 두면 되겠어 안되겠어?"라고 묻는다. 전통적인 '여심 저격' 광고들이다.
비프루브 관계자는 "박보검이라는 모델에 대해 고객들이 꾸준히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에 박보검 파우치, 거울 등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할만한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광고엔 꽃미남 배우만 등장한다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육체파 이미지가 강한 배우 마동석은 핑크빛이 가득한 에뛰드하우스 광고에서 "나 여기 에뛰드하우스 사장인데 쿠션 사시게요?"라며 자신이 출연한 영화 속 대사를 패러디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마동석 광고 영상은 기존 에뛰드 고객은 물론이고 신규 고객도 많이 유입되는 등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면서 "상남자 이미지와 동시에 귀엽고 정감 가는 매력으로 '마블리', '마요미' 등의 애칭으로 불리는 마동석과 알록달록 즐거운 화장 놀이를 경험하게 해준다는 에뛰드의 브랜드 콘셉트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바닐라코도 개그맨 조세호를 모델로 기용했고, 일본의 모공 케어 전문 브랜드인 '해서린 바이 엘리자베스'가 국내 출시 100일을 기념해 선보인 '개그맨 양세형 에디션'은 출시 2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1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뷰티업계에서 다양한 남자 광고 모델이 '대세'가 된 것은 주 고객층인 여성 소비자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화장품으로 외모를 꾸미는 남성들이 많아지면서 이들 소비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에 따르면 헬스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의 남성 카테고리 화장품은 최근 3년간 연평균 40%씩 성장했다.
남성 뷰티 유투버들의 인기도 뷰티 광고에 존재하는 '금남의 벽'을 허무는 데 한몫하고 있다. 유투브에서 뷰티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개그맨 김기수는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맥(MAC)의 아시아권 소셜네트워크 홍보용 동영상 모델로 선정됐고, 글로벌 메이크업 브랜드 '메이블린 뉴욕' 또한 최근 남성 뷰티 유투버 매니구티에레즈를 대표 모델로 발탁했다.
남성 화장품 시장 확대에 따라 브랜드별로 옴므 라인도 강화하고 있다. 올리브영에 입점한 브랜드 ‘미남프로젝트’는 수류탄과 수통, 구두약을 연상시키는 패키지의 화장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미남크림은 론칭 1년만인 지난 5월 10만개의 매출고를 올렸다.
토니모리는 지난 14일 남성 전용 메이크업 화장품인 '유니드옴므 선비크림 기획세트'를 선보였다. 남성 메이크업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선 크림과 비비크림, 빈 눈썹을 채워주는 아이브로우가 구성됐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남성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쉽고 간편하게 메이크업 기획세트를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남성 전문 라인을 점차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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