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한화 날개 달아줄 김태균, MVP 허락되나


입력 2018.05.15 00:04 수정 2018.05.15 06:5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시즌 초반 부진에 이은 부상으로 2군행

복귀 후 불방망이 휘두르며 상승세 밑거름

한화에서 김태균 이상 활약을 펼치는 타자도 없다.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김태균(36)은 프로 데뷔 때부터 특급의 길만 걸어왔다.

2001년 한화 1차 지명을 받았고, 그해 8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5 20홈런 54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듬해 지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었지만 마음을 가다듬은 2003년, 생애 처음으로 30홈런을 넘으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국가대표에서도 김태균의 절대적인 존재였다. 2006년 제1회 WBC에 출전해 4강 진출을 이끈 김태균은 일찌감치 병역 혜택을 받았고 2009년 제2회 대회에서는 홈런과 타점 2관왕에 오르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거듭났다.

FA 획득 후에는 기량을 인정받아 좋은 조건으로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 입단하기도 했다. 이후 2012년 국내로 복귀한 뒤에는 이른 바 ‘비율 스탯 끝판왕’이라는 별명을 추가하며 제몫을 해내고 있다.

‘특급’ 김태균의 꾸준함은 기록으로도 드러난다. 3000타석 이상 소화한 역대 모든 선수 가운데 타율 0.325의 김태균은 당당히 역대 2위에 올라있다. 김태균보다 높은 순위에 있는 선수는 전설로 불리는 고(故) 장효조(0.331)뿐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통산 1위를 질주 중인 출루율(0.428)이다. 김태균은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데뷔 2년차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출루율이 4할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또한 일본에서 복귀한 뒤에는 출루율이 4할 중반대로 훌쩍 뛰어올라 ‘눈 야구’의 극치를 선보이고 있다.

한 가지 의아한 점은 유독 멀게만 느껴지는 상복이다. 김태균은 지금까지 각 포지션 최고 선수에게 주는 골든글러브를 단 세 차례만 수상했고 MVP 트로피는 아예 잡아보지도 못했다. 김태균의 명성과 뛰어난 성적을 고려하면 의외라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김태균의 소속팀 한화는 2007년을 끝으로 가을 야구와 멀어져있다. 팀 성적이 하위권이다 보니 수상 경쟁력에서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더불어 김태균은 일명 비율 스탯(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부문에서는 강세를 보이지만 누적 스탯(홈런, 타점, 득점 등)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김태균 합류 후 한화 상승세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 한화 이글스

올 시즌은 김태균이 생애 첫 MVP에 도전할 적기다.

시즌 초반 부진에 이은 부상으로 한동안 2군에 몸담았던 김태균은 복귀 후 전혀 다른 타자로 변신했다. 무엇보다 영양가가 없다는 그동안의 비판을 의식이라도 한 듯 유독 승부처에서 불방망이를 뿜고 있다.

현재 한화 이글스는 3위에 올라 암흑기를 청산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불펜은 철벽을 자랑하며 새롭게 뽑은 외국인 선수 3명은 기대 이상의 특급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여기에 화룡점정이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는 김태균이다. 이글스의 비상과 함께 김태균이 데뷔 18년 만에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