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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투자증권, 네트워크 상장 연기···소액주주들 '부글부글'


입력 2019.03.14 06:00 수정 2019.03.14 09:18        백서원 기자

자회사인 KTB네트워크 IPO 연기, 주주들 “믿고 버텼는데…” 실망

경영진에 “주가 대책 강구” 지적도…태국법인 현지 상장은 ‘호재’

자회사인 KTB네트워크 IPO 연기, 주주들 “믿고 버텼는데…” 실망
경영진에 “주가 대책 강구” 지적도…태국법인 현지 상장은 ‘호재’


KTB투자증권이 올해 초 예정이었던 KTB네트워크 상장을 전격 연기했다. 네트워크 상장을 기대했던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KTB투자증권 KTB투자증권이 올해 초 예정이었던 KTB네트워크 상장을 전격 연기했다. 네트워크 상장을 기대했던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KTB투자증권

KTB투자증권이 올해 초 예정이었던 KTB네트워크 상장을 전격 연기했다. 네트워크 상장을 기대했던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실망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KTB투자증권은 태국법인의 태국 증권거래소(SET)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회사 안팎으로 상장 이슈가 떠오른 가운데 일단 주주들이 기다려온 KTB네트워크 상장 기대감은 식었다. 현재 주가 수준에 불만을 나타낸 주주들은 최석종 사장 등 경영진들에게 ‘주가 부양’ 방안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자회사인 KTB네트워크의 IPO(기업공개)를 연기한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KTB네트워크는 지난해 11월 1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지만 이후 공모 절차에 착수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부정적 대외환경으로 기업공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상장예비심사 승인이 유효한 기간(2019년 4월말)에는 상장 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KTB투자증권은 이날 전일대비 1.94% 하락한 3035원에 거래를 마쳤다. KTB네트워크 상장 연기 건은 장 마감 후 공시돼 이날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작년 2월 27일 종가 6900원이었던 주가는 연말에 2000원선까지 내려앉은 뒤 1월 초부터 3000원선을 유지 중이다. 이 종목의 액면가는 5000원이다.

새해 들어 증권거래세, 고배당 이슈 등으로 증권주가 주목을 받았지만 KTB투자증권은 딱히 탄력을 받지 못해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키웠다. 다만 가뭄에 단비 같았던 ‘태국 이슈’로 앞선 12일에는 4.92% 상승하기도 했다.

문제는 올 초 예정됐던 KTB네트워크 상장 연기다. 코스닥 상장 규정은 예심 통과 시점부터 6개월 이내에 상장하지 못하면 심사를 재청구하도록 되어 있다. 내달 상장 마감 기한을 앞두고 회사는 증권신고서 제출도 하지 않아 업계에선 “사실상 현재는 계획이 없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그간 소액주주들의 우려가 확산됐다.

벤처캐피털 자회사인 KTB네트워크는 KTB투자증권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자회사다. KTB투자증권이 지분 100퍼센트를 갖고 있다. KTB투자증권도 상장을 통한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차질이 빚어지면서 자금 확충에 곤란을 겪게 됐다. 네트워크 상장 지연 이슈가 부각될 때 마다 주가가 하락하는 등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측이 상장 연기를 대외적으로 공시하면서 주주들의 비판도 거세졌다. 이날 주주들은 “그거 믿고 버틴 세월이 아깝다”며 “상환우선주 처리도 못하게 생겼는데 배당도 없으면 뭘 믿고 버텨야 하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네트워크가 상장을 안 한다면 지금 주가에 대해 무슨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날을 세웠다.

한 투자자는 회사를 향해 “기업가치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이제 그만 성장을 시키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증권가에선 KTB네트워크가 증시에 상장되면 KTB투자증권에 1000억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B투자증권 입장에선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관점에서 “상장하는 게 실익이 없다면 적은 돈 벌려고 기껏 상장시키느니 연기하는 게 낫다”고 말하는 주주도 있었다.

현 주가에 대해선 공통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 주주는 “자본금 3000억 증권사 시가총액이 자본금의 절반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KTB투자증권 시총은 1831억원에 머물고 있다. 다만 일부에선 “설왕설래했던 상장 건이 연기로 결론지어져 악재는 대충 소멸됐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KTB네트워크 상장 지연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상장시기를 관망 중”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KTB투자증권 자사 법인인 KTB증권 태국(KTB Securities Thailand·KTB ST)은 지난 1월 태국 금융위원회(SEC)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해외에 상장하는 사례다. 이는 주주들에게도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KTB ST는 KTB투자증권이 지분 69%를 보유한 자회사다. 올해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모 규모는 108억원, 공모 예정 주식은 총 1677만5000주에 달한다. KTB투자증권이 태국 자본시장에 닻을 올린 것은 2008년이다. 당시 태국 현지 증권사 '파이스트(FAR EAST)'를 인수한 것이 시작이었다. 회사는 2011년 KTB ST로 사명을 바꾸는 등 시장 선점에 애써왔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태국법인 상장을 통해 자본금을 늘려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을 중심으로 한 투자은행(IB) 비즈니스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자기자본이 확대되면 차입대출 여력이 늘어나 VIP기반 영업 및 우호적 기관투자가 확보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를 로컬 네트워크 강화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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