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TF’ 마무리…알맹이가 없다

배근미 기자

입력 2019.03.28 17:27  수정 2019.03.28 17:29

28일 TF 마지막 실무회의 개최…"하루 연장해서라도 이번주 내 결론"

의견차 못 좁힌 현안 수두룩…역진성 해소방안 논의 시작도 못한 채 끝

지난해 연 8000억원을 상회하는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의 후속대책으로 꾸려진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TF’가 이번 주 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다. 생존 위기에 직면한 카드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각종 규제 완화와 실효성 있는 역진성 해소 방안 마련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당사자 간 동상이몽 속에서 미봉책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데일리안

지난해 연 8000억원을 상회하는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의 후속대책으로 꾸려진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TF’가 이번 주 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다. 생존 위기에 직면한 카드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규제 완화와 실효성 있는 역진성 해소 방안 마련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당사자 간 동상이몽 속에서 미봉책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학계 및 여신금융협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마지막 TF 회의를 진행했다. 실무진들이 참석한 사실상 마지막 회의로 이날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하루 뒤 추가 회의를 진행해서라도 어떻게든 이번 주 내에 결론을 짓겠다는 것이 당국 입장이다. 이날 확정된 카드 경쟁력 TF 결과는 이르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카드사들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15개 요구안을 TF에 제시해 놓은 상태다. 카드사 발목을 잡고 있는 레버리지규제 완화를 비롯해 렌탈업무 취급범위 확대, 휴면카드 자동해지 기준 폐지, 교통정산사업자에 대한 수수료 현실화, 국제브랜드 수수료의 고객 부과 부가서비스 축소가 이번 안에 담겼다. 또 정부가 권장하는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CB업)과 빅데이터 제공 서비스 근거 명확화 및 정부·공공기관 법인카드 기금률 폐지 또는 인하하는 내용도 함께 포함됐다.

그러나 직전 회의인 지난 21일까지 논의된 내용은 전체 요구안 중 약 절반 정도에 불과한 상태로, 양측 간 의견 좁히기가 쉽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당장 레버리지 규제 완화를 둘러싼 양측 입장 차가 첨예하다. 카드업계는 신사업 추진 등을 위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규모를 제한하는 레버리지배율(현행 6배)을 캐피탈 사와 같은 수준인 10배까지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당국은 레버리지배율 규제 산정 시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중금리대출만 제외해주겠다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또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무이자 할부나 할인, 각종 포인트 혜택 제공과 같은 부가서비스 축소 폭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당국이 카드사들의 경쟁적인 마케팅 비용 확대가 수수료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른 공정한 비용 부담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지만 정작 카드사들이 제시한 부가서비스 의무 기간 축소(3년→2년) 요구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부가서비스 축소 부분과 관련해 카드업계와 금감원 실무부서 간 면담이 이뤄졌으나 큰 진척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적극 부인하고 나섰지만 TF 논의 과정에서 카드업권을 바라보는 금융위와 금감원 간 시각차도 협상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한 관계자는 "금융위가 생각하는 카드산업과 금감원이 바라보는 카드시장 향후 방향에 대한 갭이 적지 않다"면서 "자칫 카드산업 전반이 무너질 수도 있는 만큼 금융위는 규제 완화 등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적극적인 반면 ‘금융소비자 보호’를 앞세우는 금감원은 서비스 축소 등에 따른 불똥이 자신들에게 튀지는 않을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번 TF가 마무리되더라도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 2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형가맹점들의 수수료 부과액보다 이들이 카드사들로부터 받는 혜택이 더 많다는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역진성 해소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에 대해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미해결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3년마다 반복되는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 작업과 함께 수년 뒤 해당 사안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그만큼 확대됐다는 의미다.

한편 이번 TF 결과에 따라 지난해부터 예고된 카드업계의 단체행동 움직임 또한 본격화될 전망이다. 카드노조는 내달 8일 6개 전업계 카드사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6개 카드사가 공동 대의원회의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카드사 노조는 앞서 이같은 카드 수수료 인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 조치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관계당국이 말로는 4차산업혁명 발굴이나 신사업 진출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확대하겠다면서도 정작 카드사들이 손실을 보전하는 데 있어 도움을 받을 만한 규제 완화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며 "카드수수료는 일방적으로 인하해놓고 이처럼 시간에 쫓기듯 TF 결과를 내놓는다면 결국 장기 경쟁력 강화는 커녕 카드업계의 경쟁력 악화만 유발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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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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