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보다는 보유로 가닥…“세 부담에 매물 던지는 사례, 많지 않을 것”
매도보다는 보유로 가닥…“세 부담에 매물 던지는 사례, 많지 않을 것”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해 매매 거래절벽 현상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 발표되는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에 따라 거래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지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수없이 고가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많이 오를 것이란 경고는 있었지만, 실질적인 세금이 나와 봐야 주택 보유자들이 세 부담을 실감하고 매물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전국 아파트 1330만가구의 가격조사와 검증을 마치고 지난 8일까지 전국 가격심의회의를 진행해 예정 공시가격을 정하고 있다. 이달 의견청취 후에 최종 공시가격이 이달 말 관보에 게시된다.
전문가들은 토지와 단독주택에 이어 고가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어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더욱이 최근 아파트 시장은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주택 매도와 증여, 보유 여부를 두고 다주택자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1일 이전에 증여나 처분을 놓고 다주택자들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최근 몇 년 간 가격이 크게 오른 서울 강남 등지에서는 양도세 부담으로 다주택자 매물이 많지 나오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단순히 보유세 부담 등으로 매물을 던지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 부담으로 매물이 나올 확률은 적다. 더욱이 매물이 나온다 해도 대출이 막히면서 거래절벽 현상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주택 매도가 어려워 증여를 한다고 해도 자식에게 증여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10억원 주택을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증여세가 4억원 가량 나오기 때문에 증여를 한다면 자녀 보다는 부부 증여가 상대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이달 말 최종 공시가격이 발표된다 해도 서울은 생각보다 급격한 가격 조정을 이끌어 낼만큼 매물 총량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주택자의 경우에도 ‘세금을 내는 첫 해니까 우선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사라져 매물이 앞 다퉈 나올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우선 이달 공시가격 발표 이후에는 지금의 분위기가 반전될 확률은 적다”며 “특히 서울 지역은 공시가격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보유하고 있거나 여러 채를 갖고 있는 다주택자도 가격을 떨어뜨리며 급하게 파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매도보다는 보유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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