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제모' 박유천 승부수, 결국 독배로 돌아왔다
CCTV 증거-마약 양성 반응에 결국 구속
증거인멸-도주 가능성 중시하는 법원 판단에 영향
"어떻게 체내에 필로폰이 들어갔는지 확인 중이다."
마약 양성 반응에도 혐의를 부인하던 박유천(33)이 끝내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수원지법 박정제 영장전담판사는 26일 오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유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판사는 박유천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어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박유천은 지난 2~3월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한 뒤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전 연인이었던 황하나(31)와 함께 약 5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출석 전 기자회견부터 경찰 수사 과정, 그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실 결과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기까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온 박유천이지만 마약 양성 반응과 경찰이 확보한 정황 증거 앞에서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는 건 불가능했다.
박유천은 '연예계 퇴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엉성하면서도 무리한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유천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사실로 확인되면 연예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오히려 황하나와 헤어진 후에도 지속적인 협박에 시달렸다며 황하나가 거짓 진술을 해 자신이 이 사건에 엮여들어가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후 경찰 수사 과정과 언론 보도에 대한 반응에서도 박유천은 일관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가 4~5차례 마약 투약 혐의와 거래 정황이 담긴 CCTV를 경찰이 확보했다고 보도하자, 언론 보도에 유감을 표하며 당시 상황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부 팬들과 소속사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박유천에 대해 신뢰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국과수 감식 결과 앞서 채취한 박유천의 다리털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오자 상황은 급변했다.
팬들은 성명서를 내고 박유천에 대한 퇴출을 소속사에 요청했고, 결국 소속사는 계약 해지를 선언하며 박유천의 연예계 은퇴를 공식화했다. 박유천이 재판을 통해 무죄를 하지 못한다면 연예계 복귀는 사실상 물건너가게 된다.
박유천이 구속을 피하지 못한 것도 그간 보여준 무리한 행보 탓이 크다. 만약 박유천이 자신의 혐의를 일부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면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도 있었다. 마약 투약 전과가 없는 초범인 데다, 경찰이 박유천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충분히 수집했기 때문이다.
앞서 로버트 할리에 대해서도 법원은 "범행사실에 대한 증거자료 대부분이 수집됐고, 과거 마약 혐의에 대한 처벌이 없었다. 증거인멸 염려가 없어 구속할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로버트 할리는 경찰에 체포된 순간부터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박유천이 로버트 할리와 다른 점의 경찰이 제시한 증거와 마약 양성 반응에도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에 출석하면서 신체 대부분을 제모한 것도 영장실질심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또 경찰은 박유천이 구매한 것으로 보이는 1.5g 가운데 나머지 1g의 행방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증거 인멸 가능성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한류스타로 화려한 15년을 보낸 박유천이 결국 영어의 몸이 됐다. 더이상 무대에서, 스크린에서 그를 모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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