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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미분양 공포 '스멀스멀'…건설사 공급 줄이고, 혜택 늘리고


입력 2019.05.07 06:00 수정 2019.05.07 06:09        권이상 기자

서울 포함 수도권 미분양 1만가구, 착공 물량 전년대비 44% 줄어

건설사들 분양 일정 조율은 물론 계약금 비중 잇따라 낮추고 있어

서울 포함 수도권 미분양 1만가구, 착공 물량 전년대비 44% 줄어
건설사들 분양 일정 조율은 물론 계약금 비중 잇따라 낮추고 있어


주택건설업계가 분양시장 부진에 대한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의 도시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분양 불패’ 지역으로 평가받던 서울과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택시장에 대한 건설업계의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또 최근 청약을 순조롭게 마감한 단지들도 미계약분이 등장하며 상반기 분양을 계획한 건설사들이 분양을 연기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근 건설사들은 아파트 분양일정 조율에 나서고 있고, 계약금 비율 조정 등의 혜택을 늘리며 ‘미분양 방지’ 자구책을 실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수도권은 대기 주택수요가 지방에 비해 풍부한 편이지만, 최근 미분양 증가와 미계약 속출 추세로 보면 ‘완판’을 장담할 수 없어 선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한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주택건설업계가 분양시장 부진에 대한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아파트 공급 일정을 조율하는 건설사들이 크게 증가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두 달 간 전국에서 7만2700가구의 일반분양이 계획돼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만7928가구) 대비 51.7% 늘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3월 공급 물량(1만821가구)은 지난해 3월보다 공급된 일반분양 물량인 1만6736가구) 대비 35.3%나 감소했다.

또 지난 2월 역시 계획은 1만2394가구 공급이었지만, 실제 분양한 아파트 가구수는 6516가구로 계획 대비 58% 줄었다. 이는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계획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이달 공급계획은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5월보다 147% 증가한 2만8000가구로 전망되고 있지만, 계획대로 물량을 쏟아내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2~3년전에 비해 강화된 규제가 시장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분양가 승인 규제가 깐깐해진 지역은 가격 승인 과정에서 일정 변경이 생길 수도 있다.

계획대로 분양을 진행하는 건설사들은 청약률과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건설사들은 미분양과 미계약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양혜택이라는 특단의 조치로 강행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이후 청약 호황기에 20%로 오른 아파트 계약금 비율이 최근 다시 10~15%로 낮아지는 추세다.

실제 대우건설이 이달 동작구 사당동에 공급하는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면적 59㎡와 84㎡형의 계약금 비중을 10%로 낮출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3.3㎡당 평균 분양가 3000만원 안팎으로 일부 가구는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대림산업이 경기도 하남시 감일지구에서 분양하는 ‘감일 에코앤 e편한세상’의 계약금 비율은 15%다.

앞서 한화건설이 지난달 19일 견본주택을 개장한 경기도 용인시 동천동 ‘수지 동천 꿈에그린’은 계약금을 분양가의 10%만 받고, 중도금 60%는 무이자 제공 조건으로 분양했다.

대출 규제로 늘어난 중도금 부담을 줄인 단지도 있다. 한양이 지난달 동대문구 청량리동에서 분양한 최고 59층 주상복합단지 ‘동대문 한양수자인192’은 분양가 9억원이 넘는 점을 고려해 건설사가 중도금 40% 대출을 알선했다.

올해 초 분양한 ‘광진 e편한세상 그랜드파크’는 미계약분이 속출하자 계약금 비중을 10%로 낮추고, 금융기관 연대보증을 통해 중도금의 4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같이 분양조건 완화 혜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빠르고 식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분양 물량 증가추이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이 발표한 3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현황’을 보면 현재 수도권 미분양물량은 총 1만529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1월 8153가구에서 2월 7727가구로 줄었으나 다시 한달만에 36.3% 급증한 것이다.

전국 주택 착공 및 준공물량도 감소했다. 3월 착공은 전국 2만8510가구로 지난해 동월(5만1768가구) 대비 44.9% 줄었다. 5년 평균 대비로도 40% 감소했다. 수도권은 44.8%(2만9152→1만6080가구)로 감소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10년 전 부동산 불황기 때처럼 실제 분양가를 깎아주는 단지는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건설업계에 서울·수도권 분양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전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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