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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승계 ‘부의 대물림’ 아냐…경제활력 제고방안”


입력 2019.06.12 13:00 수정 2019.06.12 13:01        조재학 기자

“기업승계 맹목적인 시선 바꿔야…국가경쟁력 제고”

11일 경제활력을 위한 기업승계 활성화 토론회 개최

“기업승계 맹목적인 시선 바꿔야…국가경쟁력 제고”
11일 경제활력을 위한 기업승계 활성화 토론회 개최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경제활력을 위한 기업승계 활성화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재학 기자

“기업승계는 단순한 ‘부의 대물림’이 아닌 ‘고용과 기술의 대물림’, ‘책임과 기업가정신의 대물림’, ‘제2의 창업’이다.”(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

“성공적인 사업의 승계 및 양도는 신규 창업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유지‧보존한다는 점을 중시하고, 기업승계 및 양도에 대해 창업과 동일한 수준의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요구된다.”(EU 중소기업법의 기업승계 관련 규정)


기업승계가 부의 대물림이 아닌 경제활력을 제고하는 방안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업승계에 대한 맹목적인 시선을 바꿔야만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경제활력을 위한 기업승계 활성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기업승계가 부의 대물림이라는 맹목적인 정서를 언제까지 우리 사회가 가슴에 담아야할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며 “기업인에게 불굴의 기업가 정신과 지속성장 가능성을 빼앗아선 안 된다. 기업의 영속성이 창업기업보다 국가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은 기업승계의 중요성으로 ▲기업경쟁력 향상 ▲경제활력 제고 ▲국가경쟁력 강화 등을 꼽았다. 기업승계가 기업의 영속성 유지, 암묵지(暗默知) 및 기술의 승계 등 기업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양질의 일자리 보존, 고용창출, 투자 확대 등 경제활력 제고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특히 ‘명문장수기업’ 탄생을 촉진하고 건실한 중소‧중견기업 층을 두텁게 한다는 점도 장점이

조 원장은 “기업승계가 원활하지 못해 기업이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경우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거나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 경영비법, 생산설비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자산도 사장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주최한 ‘경제활력을 위한 기업승계 활성화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왼쪽부터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 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박훈 경실련 재정세제위원장,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 김용민 진금융조세연구원 대표, 송동진 법무법인바른 변호사, 김치환 삼기오토모티브 대표이사)ⓒ데일리안 조재학 기자

◆대상기업‧공제한도 확대 필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가업상속지원세제 개편안에서 대상기업 및 공제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부 여당은 지난 11일 가업상속공제 시 업종‧자산‧고용 유지 의무 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줄이는 내용의 개편안을 내놨다. 그간 중견련이 요구해온 ‘공제혜택대상기업 및 공제한도 확대’는 반영되지 않았다.

조병선 원장은 “상속공제 대상 기업의 범위를 현행 3000억원에서 최대 1조 수준으로 인상하고, 공제한도는 현행 500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으로 늘려야 한다”며 “경쟁국들은 기업승계를 ‘국가 경쟁력’ 관점에서 중시하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훈 경실련 재정세제위원장은 “가업상속공제제도는 기업유지를 전제로 상속인에게 과세혜택으로, 상속세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악용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부의 대물림 비판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업유지의 성과가 부각돼야 하며, 성과는 기업의 법인세 및 기업종사자의 소득세 등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과다한 상속세’ 기업승계 발목…OECD 2배
과다한 상속세가 기업승계의 최대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련의 ‘2018 중견기업 가업승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과도한 상속 및 증여세 부담(28.7%)이 기업승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집계됐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기업상속공제제도(15.1%)와 후계자 역량부족(12.3%)로 뒤를 이었다.

실제로 국내 상속세 최고 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6%에 2배에 달하며,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상속세율이 소득세율보다 높은 몇 안 되는 국가이다.

OECD 35개국(리투아니아 미포함) 중 상속세율이 소득세율 보다 높은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스위스 등 7개국으로, 상속세 페지 또는 미시행 국가는 13개국, 상속세율 10% 이하는 6개국, 상속세율이 소득세율 보다 낮은 국가는 14개국이다. 프랑스는 상속세율과 소득세율이 동일하다.

김용민 진금융조세연구원 대표는 “상속세는 이중과세라는 게 보편적 인식이지만 부의 무상이전이라는 점에서 과세를 하는 것이며, 주요국은 상속세율을 소득세율보다 낮다”이라며 “먼저 소득세율(최고 42%) 수준으로 인하하고, 이후 소득세 최고세율보다 낮추는 등 단계적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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