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재용 부회장, 고심 깊어지는 내년...여행서 해법 모색하나


입력 2019.12.20 11:42 수정 2019.12.20 12:56        이홍석 기자

20일 글로벌 전략회의 종료...경영계획 수립에도 불확실성 여전

연기된 인사 등 현안 산적한 상황에서 연이은 재판 리스크 변수

20일 글로벌 전략회의 종료...경영계획 수립에도 불확실성 여전
연기된 인사 등 현안 산적한 상황에서 연이은 재판 리스크 변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년도 경영계획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사진은 지난 6일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내년도 경영계획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올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가 종료된 가운데 사실상 연기된 정기 인사와 수립된 경영계획을 추진해 나가야 하는데 재판 리스크로 자신의 운명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경기도 수원사업장과 화성·기흥사업장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IT모바일(IM)·소비자가전(CE) 부문 등 사업부문별로 내년도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상·하반기에 개최되는 회사의 핵심 전략 회의로 IT모바일(IM)·소비자가전(CE)·디바이스솔루션(DS) 등 사업부문별로 국내외 경영진과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특히 12월에 열리는 하반기 회의는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이 이뤄진 뒤 새로 선임된 임원진들이 참석해 내년도 사업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중요성이 더하다. 이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선행되고 열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

이 때문에 자연스레 연기되고 있는 정기 인사가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회사가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가전 등 각 사업부문별로 분업체제가 잘 갖춰져 있다고는 하지만 매년 정기 인사를 통해 적합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직이 유기적으로 돌아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이뤄진 대규모 투자 이행 등 현안도 산적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해 10년 동안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10일 충남 아산 탕정공장에 13조원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규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초격차전략을 유지하기 위한 이들 투자의 후속작업도 만만치 않은 역량이 요구된다.

이 부회장이 19일 개인적인 일정으로 지인들과 함께 부산으로 여행을 떠난 것도 이러한 산적한 현안들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이 올 들어 국내외 현장을 가리지 않고 경영 현장 행보를 펼쳤고 지난해 8월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10월부터 다시 재판을 받는 등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에 휴식차 여행을 떠난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여행을 떠났다고 해도 머릿 속에 산적한 내년도 경영현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년과 달리 올해는 반도체 업황 하락으로 회사 실적이 크게 악화돼 미래만큼이나 중요한 현재에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또 삼성전자서비스·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 판결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영어의 몸이 되면서 내년도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고 새로운 노사 관계 정립이라는 과제도 안게 돼 이래저래 고뇌가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 결과를 현재로선 전혀 가늠할 수 없는 것이다. 이르면 연내 선고가 예정됐지만 증인신문 등의 일정이 새로 잡히면서 이제는 빨라야 내년 2~3월, 늦으면 4~5월까지도 미뤄질 수 있는 상황으로 장기화 국면에 따라 경영행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커졌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내년에도 이 부회장의 경영행보가 차질을 빚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파기환송심 결과에 따라 그룹 총수의 신상에 변화가 생기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이 부회장으로서는 재판 결과에 따라 향후 경영 추진 계획을 다양하게 고려해야 하는 점이 고민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