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 122→111로 하락
중위가격 사상 첫 9억 돌파…“규제에 아파트 가격 급등”
서울 지역의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1년여 만에 하락했다. 하지만 가격이 하락한다 해도 거래가 없는 시장 상황을 두고 집값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전국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지난달 111에서 상승세가 꺾인 108을 기록해 상승 기대감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지역의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2·16대책 영향으로 지난달 122에서 111로 하락했다. 지난해 11월에 기준점인 100을 넘겼던 부산은 지난달부터 둔화세를 보이다 이번 달에는 기준점 100 이하로 하락한 99를 기록했다.
이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4000여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지역의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 전망에 대한 조사를 하여 0~200 범위의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100을 초과(미만)할수록 ‘상승(하락)’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 역시 전월 대비 0.8%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지난달 3.9%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선도아파트들이 상승을 주도했으나, 12·16대책에 따른 대출규제 영향에 들어가면서 거래가 줄어들며 오름세도 주춤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9억원을 돌파하면서 향후 집값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이 막혀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집값이 안정화됐다고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의견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을 보면 정상적인 실수요자까지 거래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안정화됐다, 불안정하다’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정해놓은 9억원 이하 혹은 15억원 이하 등의 규제의 기준에 맞춰 집값이 움직이고 있다”며 “서울의 중대형과 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꺾이겠지만, 규제에 의한 단기적인 현상이다. 반면 규제가 덜한 9억원 이하 아파트는 가격이 올라 평균 9억원에 맞춰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양도세 중과의 한시적 유예기간으로 정해진 올해 상반기에 매도하려는 매물들이 시장에 틈틈이 나오고 있는데다, 매수심리가 약화된 상황에서 선행 지표인 재건축 시장의 약세 전환도 임박했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유동성(대출)이 막히면서 비강남권의 풍선효과 움직임도 일부 확인되지만, 서울 전반의 상승세를 이끌기에는 동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요층의 조심스러운 움직임은 2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