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경기침체‧인건비 증가 등 외식업 침체 속에서도 최대 실적 달성
코로나 사태로 투자 심리 꽁꽁…상장 일정 순연 가능성도 제기
국내 외식업게내 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교촌치킨과 더본코리아가 지난해 전체 외식업계의 부진 속에서도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 악재로 프랜차이즈 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선방하고 있는 모습이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엔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801억원, 영업이익 394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12.1%, 영업이익은 94.1%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4월 롯데 출신 소진세 회장이 취임하면서 부진한 외식 브랜드 정리 등 경영효율화 작업이 수익성 개선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가정간편식 사업 확대와 해외진출에도 속도를 내면서 매출 규모와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명 세프 백종원씨가 운영하고 있는 더본코리아도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201억원,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2018년 대비 각각 17.2%, 10.8% 증가했다.
커피시장 포화 속에서도 빽다방을 비롯해 기존 외식 브랜드들이 선방하고 신규 브랜드들도 시장에 하나 둘 안착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교촌과 더본코리아는 모두 상장(IPO)을 준비 중인 상태다.
현재 외식프랜차이즈 상장사는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와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 연안식당을 운영하는 디딤 정도다.
3곳 모두 기존 상장사를 인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 상장한 사례여서 교촌과 더본코리아가 상장할 경우 외식업계에서는 처음 직접 상장한 사례로 기록될 예정이다.
지난해 경기침체와 인건비, 임대료 인상 등으로 외식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실적 개선을 이뤄내면서 상장 작업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교촌은 올 초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우리사주 공모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가 맡았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13일 발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순액 매출 기준을 적용하면서 상장 작업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IFRS(국제회계기준)가 도입되면서 상장사는 매출액을 기재할 때 총매출 대신 순매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경우 지속적인 상장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이번 매출 기준 변경이 상장 신호탄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외식업계 상황이 안 좋은 시기라 지금은 투자를 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이라며 “정확한 상장 시점을 목표로 잡진 않았지만,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가 상장 시기를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인 데다 사태 종식 후에도 일정 기간 후폭풍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국내외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한 몫 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재무구조상 당장 투자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정 연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2018년 IPO 추진을 공식화 한 이후 일정대로 상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기존 일정에서 변경된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상장을 앞두고 있는 교촌, 더본코리아와 대조적으로 상장사인 해마로푸드서비스와 MP그룹, 디딤은 지난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8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9% 감소한 190억원을 기록했다.
MP그룹은 매출액은 8.3% 줄고, 영업손실은 2018년 4억원에서 지난해 25억원 규모로 6배가량 확대됐다. 디딤은 매출액이 1253억원으로 29.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5% 감소한 35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