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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긴장감 풀린 공연장 '방역 고삐 죌 때다'


입력 2020.05.29 09:11 수정 2020.05.29 09:17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문진표 작성-열 체크, 형식적 확인 절차 수준

입장 관객과 예매 관객 관리, 신분증 확인 등 필요

한 공연장 입구에서 관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한 공연장 입구에서 관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K-방역이라는 찬사가 무색해지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방역 체계가 5월 6일을 기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방역' 체제로 전환됐지만, 이태원 클럽발 재확산에 이어 쿠팡발 연쇄감염으로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쇄감염 사태가 확산될 경우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검토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공연장 방역도 이전과 달리 긴장감이 풀린 듯한 모습을 보여 주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방문한 대학로의 한 공연장. 평소대로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문진표 작성과 입장 전 열 체크, 그리고 손 소독 권유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 보면 이들 대부분이 지나치게 형식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공연장의 특성상 입장 관객과 예매 관객은 다를 수밖에 없다. 1명이 보통 2~3명의 티켓을 예매하는 만큼 함께 입장하는 관객이 누구인지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만큼 입장 관객의 신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문진표를 통해 입장 관객의 신상 정보를 수집한다고는 하지만, 이를 정확하게 작성했는지, 본인이 맞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는 생략됐다. 지난 2월 신천지발 연쇄감염으로 위기감이 높아졌을 때만 해도 신분증 확인을 위해 길게 줄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었고, 입장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지만, 최근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다.


이태원 클럽 연쇄감염 당시에도 방역 당국은 출입자 신원과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출입자의 약 2/3 가량이 가짜로 이름을 쓰거나 연락처를 엉터리로 기재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열 체크나 손 소독보다도 더 중요한 게 출입자의 신분을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열 체크 또한 형식적이었다. 어수선한 공연장 상황 속에서 일부 관객들은 열체크 없이도 입장이 가능해 보였다. 손소독제 역시 공연장 입구에서 일일이 확인하던 모습이 사라지고, 관객들 자율적인 참여에 의존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공연 시간이 늦어 뛰어온 관객들은 일시적으로 온도가 높아지는데 이들을 제지할 방법도 딱히 없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과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무더위가 찾아오는 여름 이전에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28일 국공립극장과 박물관 등에 대해 29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모처럼 공연을 재개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하던 국공립 공연장의 중단은 공연계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아직 고삐를 늦출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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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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