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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영화로보는 세상] 영화 ‘#살아있다’ 흥행요인은?


입력 2020.07.02 14:32 수정 2020.07.02 14:33        데스크 (desk@dailian.co.kr)

'#살아있다' 주연 배우 유아인, 박신혜ⓒ '#살아있다' 주연 배우 유아인, 박신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위기에 처했던 극장가에 영화 ‘#살아있다’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영화 ‘#살아있다’는 개봉 1주 만에 120만 관객을 돌파하며, 지난 2월 코로나19가 확산된 이래 개봉작으로는 유일하게 100만 고지를 넘겼다. 영화 ‘#살아있다’의 흥행으로 영화계는 연중 최대 성수기인 7~8월 여름시장, 한국영화의 부활을 예측하는 분위기다.


영화 ‘#살아있다’는 좀비가 창궐한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그린다. 원인불명의 감염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이웃을 공격하자 도시는 통제 불능에 빠지고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등 모든 통신망마저 끊긴다. 최첨단 장비에 익숙한 준우(유아인 분)는 홀로 집에 고립되고, 식량마저 떨어져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다. 그때, 또 다른 생존자 유빈(박신혜 분)이 그를 돕고 함께 좀비 떼에 맞서 살아남는다.


‘#살아남다’의 흥행 요인은 무엇일까. 먼저 시대적 공감대를 자아냈다는 점이다. 영화를 보면 지금의 현실과 맞아 떨어진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영화 속에서도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번지면서 평범했던 삶은 재난 상황으로 바뀌고 언제 어떻게 끝날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전달되는 긴급재난문자, 뉴스속보는 계속되지만 이렇다 할 대책도 방법도 말해주지 않는다. 위험하니 집밖에 나가지 말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밖을 나가면 전염병에 걸린 좀비 떼들에게 습격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 부족한 물과 음식, 여기에 외로움까지 더한다. 준우가 느꼈던 고립감은 코로나 시대, 지금 우리들이 느끼고 있는 불안, 초조, 절망, 고독 등과 다르지 않다. 영화는 좀비 장르이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자가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우리 삶과 맞물려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영화 '#살아있다' 속 장면ⓒ 영화 '#살아있다' 속 장면ⓒ

배우 유아인의 열연이 두드러졌다. 영화 속 설정이 공감대를 형성하지만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주인공을 맡은 유아인은 극을 이끄는데 온전히 몰입하며 빈약한 내러티브를 채운다. 특히 재난 상황에 놓인 한 인물의 다채로운 감정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며 허술하고 부족한 이야기에 극의 완급을 조절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생존하기 위해 펼쳐지는 그의 노력과 사투는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개봉 시기도 영화의 흥행을 도왔다. 상업영화의 흥행 요인 중 중요한 것은 개봉 시점이다. 영화 ‘#살아있다’의 개봉 시기는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있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로 그동안 극장가에는 큰 규모의 영화가 개봉하지 못했다. 저예산독립영화 및 재개봉영화들만 개봉한 가운데 총제작비 100억 원 영화가 등장한 것이다. 무주공산 극장가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좀비 장르의 영화, 배우 유아인과 박신혜의 출현은 매력적인 요소다. 여기에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효과도 큰 작용을 했다. 영화가 개봉된 목요일부터 주말 상당수의 관객들이 할인권을 이용해 영화를 관람했다. 실제로 26일 금요일부터 28일 일요일까지 70만 명의 관객이 들어 압도적인 흥행 성적을 보였다.


영화는 사회의 거울이라 한다. 사회현상을 반영한 영화는 관객들의 공감대를 얻어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 영화 ‘#살아있다’는 고립 상황에서 생존의 절박함과 바이러스에 전염된 좀비라는 소재를 섞어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우리에게 절망 속에서 생존을 위한 희망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평범한 일상, 사람들과의 소통과 관계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주는 영화다.


ⓒ


양경미 /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영화평론가 film1027@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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