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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철의 미래와 혁신] 권력은 누리는 것 아니라 책임지는 것


입력 2020.08.04 09:59 수정 2020.08.04 11:23        데스크 (desk@dailian.co.kr)

문재인 정권, 3불(不)과 3무(無)를 넘어 3몰(沒)의 골짜기

공수처 하나로 충분치 않을 만큼 정권 재창출에 대한 불안감 팽배

선량한 가면을 쓰고 거짓을 진실인 양 위장하고 사회 분열 조장

궤변도 모자라 궤책(詭策)으로 나라를 혼란과 갈등으로 몰아

ⓒ청와대

2020년 여름, 자유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집권 세력은 3불(不)과 3무(無)를 넘어 3몰(沒)의 골짜기로 향하는 중이다. 불의와 불공정, 불통 그리고 무능, 무책(無策), 무관용에 대해 국민이 겪어내야 했던 인내의 한계와 고통을 애써 모른 체하면서 이제는 몰염치와 몰지각한 행태도 서슴지 않는다. 성찰은 커녕 늘 남 탓에 술책만이 난무한다. 몰락의 길에 들어선 까닭이다.


그들에게 신독(愼獨)을 기대함은 오히려 사치스러울 따름이다. 이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든지 ‘사람이 먼저다’ 같은 공허한 얘기는 거두라. 대한민국 국민 중에 그 말을 믿거나 기대하는 이는 더 이상 없다. 다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볼 것 같은 두려움’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의지들이 살아 움트고 있다.

이제 1년 반 남짓 남은 정권이 최후의 방어에 쓸 안전판을 마련하고자 의회와 언론을 동원하여 검찰을 다면적으로 압박하는 행태야말로 몰락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 수 없다. 공수처 하나로는 충분치 않을 만큼 정권 재창출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음을 반증하는 징후의 하나인 것이다.


그렇다면 자유 시민들은 다가올 2022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2년 후에 정권이 교체된다고 해도 제대로 된 정책 하나 내놓지 못하는 이 정부의 무능은 물론, 지금까지 벌려왔고 또 당분간 계속될 그들의 허위와 술책들은 이 나라에 깊은 상처로 남아 후손들의 미래마저 흠집을 내리라는 우려가 앞선다. 팬데믹처럼 주기적으로 엄습하여 평온을 깨고 갈등을 부추겨 증오를 부르고 분열을 획책하는 행태 말이다. 부릅뜬 두 눈으로 그들의 언행을 지켜보고 불끈 쥔 두 손으로 대항할 수밖에 없는 세 가지 이유들이다.


첫째, 그들은 선량한 가면을 쓰고 거짓을 진실인 양 위장하고 사회 분열을 부르는 페르소나의 정치로 치장한다. 하지만 거짓의 민낯을 가리기에는 위선의 손바닥이 너무 작아 본래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가면극이 끝날 즈음 나라엔 믿음이 사라지고 서로를 적으로 보는 흉흉해진 민심으로 가득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그들의 거짓 이념에 그리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희망의 등불을 밝히기엔 충분할 것이다.


둘째, 기울어진 국면을 바꿔보려고 그들은 궤변도 모자라 궤책(詭策)으로 나라를 혼란과 갈등으로 몰아간다. 조작된 갈등은 국민을 우리 편과 적의 두 진영으로 나눠 충돌을 조장하면서 분열로 몰고 가는 프레임이다. 최근 그들이 꺼내든 다목적 프레임은 세종 천도론일 것이다. ‘꼬리로 몸통 흔들기’는 그들의 상투적인 수법이다. 지금 우리가 처한 대내외적 상황이 천도 프레임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인가? 이 여름 코로나와 함께 국민이 받는 스트레스는 인내의 한계를 넘은 지 오래다.


셋째, 그들은 사실을 조작하여 공작정치의 재료로 활용하는 성동격서(聲東擊西) 같은 기만 술책에 능하다. 행정과 입법은 물론 사법부와 언론까지 장악한 채 벌이고 있는 그들의 통치술은 민주적 상식과 정상인의 사고방식으로는 수용하기 어렵다. 부와 권력에 대한 욕망은 인간의 이기심인 동시에 도덕적 측면의 취약점이기도 하다. 그들은 이를 이성적으로 조화시키고자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심성까지 철저히 이용함으로써 공직자들마저 암묵적인 자기편으로 만들어 세를 확장하고 있다. 정부와 공공조직에서 최소한의 윤리로 여겨졌던 ‘선공후사(先公後私)’가 무너져 내리는 이유다.


끝으로 그들에게 권고하고 싶은 게 몇 가지 있다. 다가올 미래에 대응하여 찬란한 날들로 만들어보라는 구상은 아예 기대하지도 않는다. 아무리 근본이 없다지만 철 지난 이념에 따라 재단하여 지나간 역사를 바꾸어 놓겠다는 그들의 과대망상은 도대체 어떤 종류의 자신감에서 비롯되는가? 이를 탓하기에 앞서 무엇보다 자유 대한민국에서 대다수 국민이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이정표가 될 삶의 철학을 흔들지 말라는 것이다. 즉, 야당과 정쟁을 하던 좌파 세력 내부에서 권력투쟁을 하던지 말던지 한반도에 발붙이고 사는 국민과 이 땅에 살게 될 후손들이 역사의 진실을 믿으면서 제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소중한 가치관에 흠집을 내지 말라는 것이다.


무엇이 정의인지 분별하지 못하고 불의를 떨쳐내지 못하는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더욱이 정의를 자신들의 신념과 잣대로 재단하는 집단에게 대한민국 국민은 결코 굴종하지 않을 것이다. 권력자나 정치인이기에 앞서 이 나라의 국민임을 잊지 말라. 국정 운영에 관여하려면 이 나라 국민으로서 갖춰야 할 근본부터 배우기를 권한다. 단연코 민주적 절차와 법치가 출발점임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이 오르는 길보다 오히려 험난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을 것이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사태들이 줄지어 벌어지고 낯선 돌부리도 만나게 마련이다. 내리막길에서 품는 근거 없는 자만심과 장기집권 야욕은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질 시간만 재촉할 뿐이다. 이제라도 성찰하고 국민의 삶과 생존에 대한 숭엄한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권력의 내리막길은 지뢰밭으로 이어질 것이다. 권력은 누리는 것이 아니라 책임지는 것임을 고금의 수많은 역사들이 보여주지 않았던가?


글/임기철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특임교수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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