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심 커피 전문점 확진자 속출…“뜻밖에 악재에 비상”
관련 업체들 자구책 마련에 ‘속도’…“운영에 따른 한계 여전”
최근 커피전문점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수해 뒤 찾아온 무더위로 카페 이용자 수가 급증한 데다, 먹고 마시는 업종 특성상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이용자가 대다수인 탓이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교회 집단 감염 사례 발생 등 2차 팬데믹(대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그간 소비자들이 일상적 만남을 이어오던 공간인 커피전문점들은 비상에 걸렸다.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들은 최소한의 매출을 보전하고 돌아선 손님을 붙잡기 위해 방역에 총력을 다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파주 스타벅스 야당점에서는 지난 12일 방문객 5명이 처음 확진된 이후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5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13일 할리스커피에서도 구반포역점 직원 1명이 확진되며 누적 확진자 15명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커피전문점의 특성상 확진자 대부분이 점포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집단 감염이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커피전문점들은 뜻밖의 악재에 비상이 걸렸다. 며칠 사이에 코로나19 대유행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부담도 한층 높아졌다. 매장 내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칫 코로나19 확산 주범으로 낙인이 찍히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커피전문점 집단 감염 사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예고된 사태’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 커피숍이 통유리 구조로 돼 환기를 하기 힘들고, 밀집·밀폐된 특성이 화를 불렀다는 비판이다.
커피전문점들은 하반기 영업 전략을 다름아닌 방역조치 강화로 잡았다. 스타벅스는 서울시와 경기도 지역 모든 매장 좌석을 30% 이상 축소하고 테이블 간 1~2m 간격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재배치했다.
할리스커피는 매장 내 소독을 실시하고 모든 직원들은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고객 밀집도가 높은 주요상권의 경우 테이블 간격을 조정하고, 주문 시 줄을 설 때 고객 동선에 거리를 두도록 가이드라인을도 표시했다.
다만 업계는 이 같은 방역 조치에도 감염을 막을 만한 특별한 자구책이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카페에 방문한 손님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강요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예방을 위해 소독 외에 환기도 하루도 2번 이상 10분씩 하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확진자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업체 차원에서의 노력뿐 아니라 고객분들도 다같이 예방을 위해 조금씩만 더 동참해줘야만 효과적인 예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방문한 손님을 대상으로 어디까지 제재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도 업계의 어려움으로 꼽힌다.
방역당국은 이날 0시부터 적용한 ‘집합금지 대상’과 ‘고위험시설 12곳’에서 식당과 카페 등을 제외했다. 카페나 음료와 푸드를 함께 파는 식당 등에 운영 중단 지시를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서민경제와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방역당국은 식당과 다른, 별도의 ‘카페 방역지침’을 내놓는 방법으로 대책을 마련했다. 커피나 음식을 주문할때, 대기할때, 이동시에도 마스크를 쓰고, 자리에 앉아서도 커피를 마실때만 제외하고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방역당국이 카페 방역지침을 내놓았지만 아무래도 현실성이 떨어지고 디테일한 제재 방안이 없어 업계 내부적으로 애로사항이 많다”며 “현장에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안내를 드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처럼 마스크를 안쓰면 아예 과태료 물린다거나 예전 일회용컵 단속처럼 법적인 차원에서의 기준이 있다면 현장에서도 보다 명확하게 고객 안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