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배정 유상증자 아니어도 아시아나 인수 충분히 가능" 주장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강성부펀드)가 산업은행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건에 대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익을 위해 국익을 포기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KCGI는 조원태 회장과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제3자 연합 중 하나다.
27일 KCGI는 보도자료를 내고 "항공업 전문가를 자처하는 한진그룹과 정책기관을 자부하는 산은이 사익을 위해 국익을 포기한 채 사법부와 국민을 오도함을 개탄한다"며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아니더라도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KCGI와 한진그룹·산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두고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산은이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방식으로 인수 자금을 지원하자 KCGI가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KCGI는 "한진과 산은이 항공업 재편에 대한 진정성과 의지만 있다면 의결권 없는 우선주나 대출만으로도 아시아나 항공 인수가 가능하다"며 "지금이라도 재판결과와 상관없이 딜 진행이 가능함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해외각국의 항공업 지원 사례를 들어 이번 산은의 한진칼 지원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지켜주기 위한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KCGI는 "최근 해외각국의 항공업 지원은 대출과 의결권 없는 주식취득 방식으로 진행되고 국유화를 할 때에만 공공자금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며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외면한 채 국가가 항공업지원을 명분으로 사실상 개인의 경영권을 보장해 준 최초의 사례로 두고두고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