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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대출한파에…카드사 문 두드리는 고신용자


입력 2020.12.28 06:00 수정 2020.12.24 15:11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카드론 이어 리볼빙까지…저금리로 이용 가능한 고신용차주 '확대'

시장선 '대출죄기' 따른 도미노 역풍 우려…"서민금융 돈줄 막힐라"

은행권이 잇따라 신용대출 중단에 나서면서 돈 구하기 쉽지 않게 되자 급전이 필요한 고신용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카드사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픽사베이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중단 등 유래없는 돈줄죄기에 나서면서 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 발길을 옮기는 고신용 차주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른 풍선효과로 그동안 2금융을 이용해오던 중·저신용자까지 자금경색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 연말까지 서민금융상품을 제외한 신규 신용대출 접수를 받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도 2000만원을 초과하는 가계신용대출 취급을 전면 중단했고, 하나은행의 모바일 신용대출 취급 역시 무기한 ‘올스톱’ 상태다. 상대적으로 간편하게 대출 이용이 가능하던 카카오 등 인터넷은행도 신용대출 축소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은행권은 이미 올 하반기부터 대출금리를 높이고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대출한도를 축소하는 등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른바 '영끌', '빚투' 등 급증한 대출 수요에 건전성 관리 강화 차원에서 구두경고에 나서는가 하면 은행 임원들을 소집해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잇따라 주문한 데 따른 영향이다.


이러한 가운데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 카드사 대출상품 수요는 되려 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가 신규 취급한 카드론 중 연 5% 이하 금리 대출 비중은 0.8%로 집계됐다.


카드론 평균 금리가 연 10% 초중반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저금리로 자금 융통이 가능한 신용도 높은 고객들이 카드론에 다수 진입했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7월까지 0.1~0.2% 수준을 유지하던 '연 5% 이하 금리' 카드론 취급 비중은 지난 8월 들어 0.4%로 급증한 뒤 한 달 새 다시 두 배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저신용자 주력상품으로 취급되던 카드사 리볼빙 상품에서도 고신용자 이용 비중이 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연 10% 미만 금리’ 리볼빙(결제성) 상품 이용회원 비중은 10월 말 기준 1.53%로 전월보다 0.65%p 확대됐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 역시 10% 미만 금리로 리볼빙을 이용한 회원 비중이 0.85%로 배 이상 증가했다.


현금서비스(단기대출) 상환을 늦춰주는 ‘대출성 리볼빙’에서도 이와 같은 고신용 이용자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신한카드의 10% 미만 금리의 대출성 리볼빙 이용회원 비중은 0.14%로 한 달 만에 0.02%p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카드 역시 2.41%로 0.03%p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채무리스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고신용자마저도 자금 마련이 쉽지 않게 되면서 중·저신용자들의 자금 공급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이 국내 가계대출 급증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연말까지 은행권에 주문한 가계부채 총량관리를 내년에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대출 취급을 줄이면서 자금이 부족한 일부 고신용 차주들이 급한 자금 수요를 메우기 위해 2금융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한정된 자금을 취급하는 카드사 입장에서도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고신용 차주를 받아들이는 대신 저신용자 심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연쇄적으로 자금공급을 축소할 여지가 높다”라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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