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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000시대] 펀더멘털 범주 넘어섰다…잇단 과열 신호


입력 2021.01.07 05:00 수정 2021.01.06 17:05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전날 코스피 장중 지난해 저점 대비 107% 급등한 3027P까지 상승

PER 14배·버핏 지수 124%·이평선 괴리확대…"조정장 대비책 마련"

코스피 사상 처음으로 장중 3000포인트를 돌파한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하면서 가보지 않은 길을 걷기 시작했다. 동학개미를 중심으로 유입된 대규모 유동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이겨낸 기업들이 의외의 호실적을 기록한 영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증시와 실물 경제 간 간극이 넓어지면서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에 시장 기구를 활용한 리스크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조언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36포인트(0.75%) 하락한 2968.21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77포인트(0.09%) 오른 2993.34에 출발한 뒤 곧바로 3014.54까지 상승해 3000포인트를 넘기는데 성공했다. 이후 코스피는 장중 3027.16포인트까지 오르면서 상단을 더 높였다.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넘긴 것은 1956년 3월3일 개장 이후 65년 만에 처음이다.


증시 상승세를 이끈 건 동학개미운동으로 대표되는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다. 개인들은 지난 한 해 동안 47조4907억원 규모의 코스피 주식을 사들였다. 이와 함께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상장사들이 예상외로 호전된 실적을 거둔 상황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259개 상장사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019년 4분기의 22조4584억원 대비 60.0% 늘어난 35조93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코스피의 상승 흐름이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밴드로 2800~2900선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코스피가 급등세를 나타내자 코스피 상단을 3000포인트까지 잇따라 상향했다. 이후에도 상승세가 지속되자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일부 증권사는 코스피 연간 상단을 3300포인트까지 올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스피가 과열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에 너무 빠른 속도로 상승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과열 징후는 다양한 지표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모든 코스피 상장사가 거둔 이익 대비 주가 비율을 의미하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사상 최고치인 14.41배까지 상승했다.


ⓒ데일리안

증시 과열을 판단하는 지표로 주로 활용되는 '버핏 지수'도 지난해 말 124.5%까지 올랐다. 버핏 지수는 증시 전체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으로 나눠 산출한다.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국내증시 전체 시가총액이 2366조1000억원까지 늘어나며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를 넘긴 것이다.


아울러 펀더멘털과 주식시장 간의 괴리율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는 이동평균선 간의 괴리율도 현재 시장이 과열됐다는 근거다. 지난 4일 기준으로 경기선을 의미하는 코스피의 120일 이동평균선은 2428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실제 마감가인 2944포인트와 516포인트 차이를 나타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 경기선이라고 불리는 120일 이동평균선과 추세선으로 풀이되는 200일 이평선은 비슷하게 움직이는데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120일선이 급등해 200일선과 괴리율이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통상 120일선은 경기 사이클과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 지표와 실제 지수와의 괴리가 확대된다는 건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현재 지수가 실물 경기보다 과열됐다는 신호로 인식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증시 과열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4일 최근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쏠리면서 실물과 금융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 지원이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금융 안정을 저해하지 않고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질서 있는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 연구위원은 "주가는 수급 주체들의 균형 잡힌 자금 유입이 병행돼야 안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는데 최근에는 개인들만을 중심으로 한 순매수 장세가 펼쳐지고 있어 갑작스러운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은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보다는 가장 대표적인 시장기구인 공매도 해제를 통해 가격조정을 일으켜 과열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대비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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