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SK, LG 영업비밀 없이는 10년 내 독자 기술 개발 어려워"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1.03.05 07:52  수정 2021.03.05 08:43

SK이노베이션 패소 판결문 공개…영업비밀 22개 침해 확정

바이든 거부권 기한 한 달 여 앞으로…양사 합의 속도낼까

SK그룹(왼쪽)과 LG그룹 로고.ⓒ각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SK이노베이션이 명백하게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 영업비밀 없이는 폭스바겐 등 완성차들로부터 대규모 배터리 수주가 불가능했다는 판단이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기한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배터리 소송전에서 양사가 극적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ITC는 4일(현지시간) 최종 판결문을 통해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패소 예비 결정(조기패소)을 확정하고 10년간 수입금지·영업비밀 침해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ITC는 "SK의 증거인멸 행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으며, 증거인멸은 고위층(high level)이 지시해 조직장(department heads)들에 의해 SK 전사적으로 자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 기록을 기초로 SK가 문서 삭제, 문서 삭제가 정기적 관행이라는 변명, 문서 삭제 은폐 시도를 노골적으로 악의(flagrant bad faith)를 가지고 자행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11개 카테고리·22개 영업비밀을 인정했다. LG 측이 SK가 침해한 영업비밀을 전 영역에 걸쳐 이용하며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음을 개연성 있게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ITC는 "OUII(ITC산하 불공정 수입조사국)는 (SK의) 영업비밀 침해와 LG의 영업비밀 카테고리 11개를 각각 대응시켰으며 파기된 증거가 SK가 은폐하고자 했던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돼 있다는 점에 개연성 이상의 근거가 존재한다고 기술했다"면서 "위원회는 이러한 OUII의 분석에 동의하고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영업비밀침해(11개) 카테고리는 전체 공정 영업비밀, BOM(원자재부품명세서) 영업비밀, 선분산 슬러리 영업비밀, 음극 및 양극 믹싱 및 레시피 영업비밀, 더블 레이어 (전극) 코팅 관련 영업비밀, 배터리 파우치 실링 영업비밀, 지그 포메이션 영업비밀 (셀 활성화 관련 영업비밀 자료), 양극 포일 영업비밀, 전해질 영업비밀, SOC 추정 영업비밀, 드림 코스트 영업비밀 (특정 자동차 플랫폼 관련 가격, 기술을 포함한 영업비밀 등이다.


이에 따라 ITC는 22개 영업비밀을 법적 구제 명령 대상으로 판단했고 미국 수입 금지 기간 역시 LG의 주장에 동의해 10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서 LG는 (SK에 대한) 적정 수입금지 기간으로 10년을 주장했고, OUII는 최소 5년을 주장했으며, SK는 1년을 주장했다.


ITC는 "LG는 SK가 영업비밀을 침해해 (다른 경쟁사들보다) 10년을 앞서 유리하게 출발(head start) 할 수 있었음을 충분히 입증했으며 위원회는 LG 주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LG는 "SK는 훔친 LG의 영업비밀이 없었다면, 10년 이내에 해당 영업비밀상의 정보를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SK는 LG로부터 훔친 모든 영업비밀 기술을 10년 내에 개발할 수 있을 정도의 인력(personnel)이나 능력(ability)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ITC는 또 폭스바겐과 포드에 각각 2년과 4년의 유예기간을 준 것은 다른 미국 내 공급사로 전환하도록 시간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ITC는 "구제명령 조정은 포드와 폭스바겐이 EV 프로그램을 다른 미국 내 공급사로 전환할 수 있을 때까지 SK가 (영업비밀) 침해로 만든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부품 수입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잘못은 SK 뿐 아니라 포드처럼 SK의 영업비밀 침해에도 불구하고 장래의 사업 관계들을 계속해서 구축하기로 선택한 이들에게도 있다"면서 완성차들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ITC는 "(SK가) LG가 제출한 최종 영업비밀 목록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물품의 미국 수입, 수입을 위한 판매, 수입 후 미국 내 판매에 있어 관세법 제 337조를 위반했다"며 "수입금지명령 및 영업비밀침해 중지 명령이 합당한 구제책이라고 판단하며 (수입 유예처럼) 조정된 명령(tailored orders)은 법정 공익 요소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