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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해외주식 투자 '관망 모드'…서학개미에 '경종'


입력 2021.07.26 06:00 수정 2021.07.23 15:48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4대銀 외화 투자 주식 증가세 '주춤'

개인은 공격적 매수 지속하며 '대조'

국내 4대 은행 외화 투자 주식 자산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4대 은행 외화 투자 주식 자산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4대 시중은행이 해외 주식에 투자한 금액이 1년 새 1조원 넘게 불어나며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서학개미의 질주에 대형 은행들까지 동참한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해외 주식을 쓸어 담느라 여념이 없는 개인과 달리 은행들은 올해 들어 관망 모드로 전환하면서 사뭇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제는 금리 인상기에 대비해 개미 투자자들도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들이 보유한 외화 투자 주식 자산은 1분기 말 기준 총 9조80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액수로 따지면 1년 만에 1조3809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하나은행의 외화 투자 주식이 3조909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0%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신한은행의 해당 금액이 2조1351억원으로 큰 편이었다. 다만, 1년 전보다는 2.6% 감소했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1조9593억원으로, 국민은행은 1조7972억원으로 각각 14.0%와 165.6%씩 외화 투자 주식이 늘었다.


은행들이 이처럼 빠르게 해외 주식 보유를 늘린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불러온 제로금리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에서도 0%대 금리가 현실화하며 국내 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낮아지자 은행들이 해외 주식에서 대안을 찾고 나섰다는 해석이다.


◆금리 인상 조짐에 기류변화

기류가 변화하기 시작한 건 올해 초부터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힘입은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자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다. 금리 인상은 통상 주식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여겨진다. 저금리 시기 동안 이자 수익을 둘러싼 낮아진 기대감에 증시로 흘러들어온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들의 주식 투자 기류는 사뭇 달라진 모양새다. 조사 대상 은행들의 외화 투자 주식 자산은 1년 전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확대된 규모지만,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오히려 0.1% 감소했다. 은행들이 올해 들어서는 해외 주식 매수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서학개미들의 움직임에는 도리어 더 속도가 붙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자의 외화 주식 결제액은 2077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63.0% 급증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미국 주식 결제액만 1939억7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대비 67.5%나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개인 투자자들 역시 숨 고르기가 필요한 시기라는 조언이 나온다. 자산 시장의 거품이 꺼지기 전에 선제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시그널은 자본시장에 과도하게 풀린 자금을 회수하려는 목적인 강한 만큼, 그 동안 높은 수익을 달성한 자산은 이익 실현을 위해 안전한 자산으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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