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코인 거래소 잇단 신뢰 훼손…실명계좌 발급 악재 될까

업비트 환치기 의혹 제기…두나무 “사업제휴일 뿐”

빗썸, 실소유주 횡령 의혹 재판…투자자와 소송전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의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업비트와 빗썸 등 대형거래소들이 환치기와 횡령 의혹 등 잇단 악재에 휘말리면서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가뜩이나 정부가 거래소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 부담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실명계좌 발급을 비롯한 사업자 신고 기준이 혹여나 까다로워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 2위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은 각각 환치기와 대표 횡령 의혹에 신뢰성이 크게 훼손돼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비트의 경우 해외 법인인 업비트 APAC를 통해 불법 외환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실제 지난달 23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실은 “업비트의 가상자산 환치기 의혹이 제기된다”며 “조만간 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업비트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오더북 공유를 통해 환치기를 감행했다는 주장이다.

오더북 연동이란 업비트 싱가포르, 업비트 인도네시아, 업비트 태국 등 해외 제휴 거래소의 회원들이 업비트의 오더북에 주문 접수를 하여 매매계약 체결을 지원해주는 업비트의 서비스다.

이와 관련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측은 “두나무와 업비트 APAC은 지분관계가 아닌 사업제휴 관계”라며 “비트코인 마켓과 USDT마켓의 호가창(오더북) 연동이 가능한 사업제휴 관계이며 업무 협약상 기술 지원 및 라이선스 사용 허가 등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빗썸은 실소유주인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1000억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다. 김병건 BK그룹 회장에게 빗썸을 함께 경형하자고 제안하며 ‘BXA코인’ 상장 명목으로 계약금 1100억여원을 가로챘다는 혐의다. 여기에 투자자들로부터 크고 작은 소송전에 휘말리면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업비트와 빗썸은 물론 거래소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감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불미스런 일에 휘말릴 경우 사업자 신고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여파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 경우 실명계좌 발급 및 재계약 기준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은행연합회가 지난달 8일 공개한 가이드라인에는 암호화폐 사업자의 자금세탁위험을 식별하고 분석, 평가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거래되는 암호화폐의 신용도, 고객의 국적·업종, 대표자의 횡령 등 거래소의 평판 훼손 여부도 은행의 거래소 평가 시 점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실명계좌 발급을 비롯해 거래소에 대한 정부의 잣대가 높아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아직까지 정부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