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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나도 몰랐던 취향의 발견…공연도 ‘초개인화’ 마케팅 가능할까


입력 2021.12.30 12:53 수정 2021.12.30 09:5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스포티파이 큐레이션으로 공연 관객 확장도 가능"

"단기적 성과보다 지속적 투자·단계적 성장 이뤄져야"

소비자가 ‘말하는 대로’ 서비스가 제공되는 맞춤형 생산 시스템의 시대다. 심지어 최근에는 응용프로그램이나 앱 내에서 성별, 연령대 등 단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만드는 개인화를 넘어서 일상에서 사용자의 취향이나 관심사, 마음, 상태, 상황 등을 파악해 알고리즘을 반영하는 ‘초개인화’ 마케팅까지 이어지고 있다.


ⓒ스포티파이

실제로 화장품 업계에선 사용자가 앱으로 찍은 얼굴 사진을 통해 그날의 피부상태, 입을 의상을 분석해 원하는 색감과 질감, 날씨나 UV 지수 등을 고려해 립스틱, 기초 스킨케어 제품을 즉석에서 배합해주는 제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KB금융경영연구소 권세환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자신의 욕구를 희생했던 예전의 소극적인 소비자들과 달리 자신에게 최적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등장으로 초개인화 경제가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이런 소비자들의 변화에 따라 뷰티는 물론, 게임,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 각 기업들은 초개인화 서비스 제공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는 초개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업계다. 한 예로 넷플릭스의 경우 콘텐츠 장르를 무려 7만6000여개로 세분화했고, 고객 선호도를 2000개 유형으로 분류해 맞춤형 추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사용자의 선호도나 감정까지 분석하는 ‘딥러닝’기술까지 도입했다.


구글의 AI스피커 ‘구글 홈’은 “음악을 들려줘”라는 동일한 명령에도 가족 목소리를 각각 따로 인식해 각자의 취향에 맞은 음악을 추천하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는 기존 사용자의 청취 습관(위치, 시간, 선택 음악, 건너뛴 음악)을 분석하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타인의 데이터를 혼용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큐레이션의 강자로 자리하고 있다.


다만 아직 공연계에서는 초개인화 마케팅과 관련한 의미 있는 적용사례가 전무하다. 현재까지는 공연음악(뮤지컬 넘버 등)이나 유튜브의 공연·전시 관람 브이로그, 후기·코멘트 등의 큐레이션 서비스 등이 전부였다. 티켓 판매 플랫폼에서도 운영자가 임의로 주제를 나눠서 공연을 추천하는 식이다.


하지만 공연계에서도 곧 의미 있는 시도가 나올 거란 기대도 있다. 한 예로 스포티파이와 같은 타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다. 올해 초 스포티파이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분석해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현재 어떤 감정상태에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기술특허를 받았다. 특허 내용에 따르면 이 기술을 통해 감정뿐 아니라, 사용자의 성별과 인종까지도 구분해낼 수 있다. 이런 스포티파이의 기능을 활용해 다양하고 독특한 감성의 뮤지컬 넘버나 클래식 음악 등을 감정에 따라 추천하면서 공연에 대한 관심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공연계에선 공연에 대한 대중의 장벽을 낮추는 마케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몇몇 개인이 플랫폼을 개발하고 활용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초개인화 마케팅에 밀접하게 접근하지 못한 건 사실”이라면서 “ 자체적인 마케팅 기술이 아니라도 스포티파이나 티켓 판매 플랫폼 등 다른 서비스를 활용한 동반 상승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공연의 특성상 초개인화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된다면 관객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자칫 관객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치중해 개개인을 큐레이션이라는 환경에 가두면서 문화 편식 현상을 부추길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단기적으로 어떤 성과를 내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투자하면서 단계적인 성장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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