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30일 홈페이지에 송년사 게재
“법 어기는 삼성서 가치 사거나 사람 남을 수 없어”
“차기 위원장, 2기 위원회 잘 이끌어줄 것”
내년 퇴임을 앞둔 김지형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위원장이 삼성의 준법경영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30일 준법위 홈페이지에 게재한 송년사를 통해 “법을 어기는 삼성에서 '가치'를 사거나 '사람'이 남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이 건강한 기업으로 세계 속에 더 큰 별로 오래 빛나면 좋겠다는 것은 삼성을 사랑하는 모두의 여망일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상품'이 아닌 '가치'를 팔아야 하고, '이익'이 아니라 '사람'으로 이윤을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준법위의 준법감시가 그 여망을 위한 한 갈래의 길”이라며 “1기 위원회는 조그만 디딤돌을 하나 놓았을 뿐이고 더 많은 일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준법위의 역할을 백신에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백신 접종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예방법”이라며 “아프고 싫기도 하겠지만 건강을 위해서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레드(Red)’하지 않은 ‘레드팀(Red Team)’이나 ‘워치(watch)’하지 않는 ‘워치독(watchdog)’은 아무런 효능이 없는 백신”이라며 준법위가 삼성과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차기 위원장에 대한 평가로 말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내년 2월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차기 위원장에는 이찬희(56)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선임됐다.
그는 “(차기 위원장이) 젊은 변호사 시절 참여연대 활동을 하면서 기업 지배구조 등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꾸준히 관심을 키워온 분”이라며 “회사가 좋은 분을 모셨다고 생각하고, 2기 위원회를 잘 이끌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새해 소망은 삼성 준법위가 줄곧 독립해 지속 가능한 본연의 활동을 계속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 준법위는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등을 주문한 것을 계기로 지난해 2월 출범했다.
준법위는 외형상 삼성의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조직으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주요 계열사가 협약사로 참여하며 준법위의 감시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