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상장 철회 계획은 없어”
현대엔지니어링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이날 오후 5시에 마감했다. 최종 집계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지만 경쟁률은 수백대 1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공모가도 희망 범위(5만7900원∼7만5700원) 하단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미국의 긴축 우려와 인플레이션 우려,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악재가 겹치면서 증시가 내려앉은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 사태로 건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점이 수요예측 흥행 실패 이유로 꼽힌다.
시장 일각에서는 상장 철회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사측은 이러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하단인 5만7900원으로 결정할 경우,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액은 상단 기준 1조2112억원에서 9264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6조525억원에서 4조6293억원으로 감소한다.
특히 이번 기업공개(IPO)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의 구주 매출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전체 공모 주식 1600만주 중 구주 매출은 75%(1200만주)를 차지한다.
업계는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구주 매출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예상보다 줄어드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요예측 경쟁률과 확정 공모가 등을 오는 28일 공시할 예정이다. 공모가 확정 뒤 다음달 3∼4일 일반 청약을 거쳐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