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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무수익여신 줄었지만...‘140조 코로나 청구서’ 긴장


입력 2022.02.15 06:00 수정 2022.02.14 11:42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NPL 27.8%↓·연체율 ‘사상최저’

코로나發대출 확대 속 건전성 양호

금융당국 '충당금 적립' 등 선제대응

서울 중구의 한 은행 대출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4대 은행이 지난해 취급한 총여신(대출) 규모가 늘었지만, 자산건전성지표인 무수익여신비율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감소하며 양호한 건전성을 기록했다. 그러나 오는 3월 종료를 앞둔 중소상공인 대출만기 및 이자상환 유예를 앞두고 금융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은행권의 건전성 지표가 과거 수치에 기반한 만큼, 한계기업의 대출 부실화 충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 은행권, 대출 증가 속 건전성 지표 개선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은행이 보유한 지난해 무수익여신(NPL,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일제히 감소했다. 무수익여신은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제 때 그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한 부실채권을 뜻한다. 은행 대출 건전성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가지로 구분되는데,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이 고정이하여신(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즉 NPL에 해당된다.


4대은행의 총 NPL 잔액은 2조864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74%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6985억원(2020년 8720억원) ▲신한은행 8300억원(2020년 1조100억원) ▲하나은행 7570억원(2020년 9220억원) ▲우리은행 5790억원(2020년 8550억원)을 기록했다. 여신 잔액은 늘었지만 NPL 잔액은 줄면서 NPL비율 역시 4사 모두 줄었다. 각 사 NPL 비율은 ▲국민 0.20% ▲신한 0.27% ▲하나 0.26% ▲우리 0.26%로 0.3%미만에 그쳤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모두 하락했다. 4대 은행의 지난해 말 평균 연체율은 0.17%로 사상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전년 대비로는 0.05%p 낮은 수준이다. 국민은행이 0.12%로 연체율이 가장 낮았다. 다음으로 하나은행이 0.16%,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0.19%로 집계됐다.


반면 대출 잔액은 늘었다. 4대 은행의 지난해 말 원화대출금 잔액은 1108조7110억원으로 전년(1024조8880억원)보다 8.2% 늘었다. 은행별로 일제히 원화대출금이 7~8%대로 급증했다. 이 중 기업대출 성장률은 ▲국민 11.2% ▲신한 10.6% ▲하나 11% ▲우리 11.5% 등으로 가계대출보다 모두 높았다. 기업대출 증가세는 중소•소상공인 대출이 견인했다.

4대 은행의 '무수익여신(NPL)' 잔액 비교 그래프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 금융당국 “수치의 함정, 충당금 더 적립”

4대 금융지주들은 이같은 은행권의 양호한 건전성을 바탕으로 다음달 종료되는 중소상공인 대출만기 및 이자상환 유예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밝혀진 4대 금융사의 대출 원금•이자 유예규모는 KB•신한•하나 8600억원, 우리금융 1조5710억원이다. 단 일시 상환 대출의 만기 연장 규모는 제외된 수치다. 만기연장분을 포함하면 NH농협을 포함한 5대 은행의 유예 규모는 1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의 경우 정상 상환이 어려운 5000억원의 경우 담보대출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해 추가 손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필규 KB금융 리스크관리총괄 부사장(CRO)은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소호 대출자 중에서도 개인 대출을 함께 끼고 있는 다중채무자 이슈도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에 대비해 한도를 빡빡하게 관리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소호 대출 리스크가 증가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연체율이나 NPL은 과거 부실을 기반으로 한 만큼, 실제 은행 통계에 잡히지 않는 미래 부실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당국은 금리가 상승하고, 코로나 대출 지원 정책이 종료하면 부실채권이 급증할 수 있기에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고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


실제 4대 금융지주의 대손충당금 규모는 3조17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 감소했다. 지주사별로는 KB금융을 제외하고 3곳의 충당금 규모를 28~39% 축소했다. NPL이 줄었으니 이를 대비할 충당금도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 충당금 적립 잔액은 1조189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0% 급감했다. 신한은행도 같은기간 6.3% 줄어든 1조3538억원을 기록했다. 나머지는 충당금 잔액이 늘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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