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수급으로 석유강국 도약 이뤄낸 석유협회
이젠 업계의 탄소중립 사업·추진 R&D 지원 앞장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는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추진을 목적으로 대한석유공사(현 SK에너지)가 설립되며 석유산업이 태동했다. 석유공사 울산공장 가동으로 본격 공급된 석유는 1971년부터 현재까지 석탄을 제치고 우리나라 주종 에너지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대국민 홍보를 위한 석유업계를 대변하는 협회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이러한 배경에서 1980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유관기관으로서 대한석유협회가 설립됐다.
국가 기간산업인 석유산업의 중요성과 에너지 안보 강화의 필요성을 인식한 것도 협회 탄생의 이유 중 하나가 됐다. 현재 협회는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한국, 비산유국 한계에도 석유강국 도약…1등공신 '대한석유협회'
대한석유협회는 설립 이후 석유위기와 고유가 상황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공급으로 석유수급 안정화에 기여해 왔다.
우리나라는 석유산업 태동 후 경제성장에 따른 석유수요 증가와 설비 증설로 석유산업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정제능력은 1965년 3만3000b/d(barrels per day)에서 2020년 357만2000b/d로 늘어, 55년 만에 108배나 증가했다.
이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에 이은 세계 5위로, 일본보다 높은 수치다. 단일 정제공장당 정제능력은 56만5000b/d로 일본에 비해 약 3.4배에 달한다. 석유소비 또한 2020년 256만b/d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비(非)산유국이지만 우수한 산업 경쟁력으로 석유제품을 국내에 우선 공급하고 남는 물량을 해외로 수출함으로써 국가수출에 기여해왔다.
그 결과 석유제품은 2012년 국가수출품목 1위에 올랐고 2021년에도 원유도입액의 절반 이상(53.5%) 금액을 석유제품 수출로 회수할 정도로 국가경제의 주요 수출산업이 됐다.
우리나라는 2002년 국제에너지기구(IEA)에 가입한 이후 협정에 따라 최소 90일분의 석유를 의무적으로 비축해야 한다. 한국이 비축하고 있는 석유량은 2020년 기준 약 2억1330만 배럴로 미국, 일본, 독일에 이은 세계 4위 규모다.
다양한 에너지원 가운데 석유는 수송용 연료, 산업용·가정용 연료, 화학산업의 기초원료 등 폭넓은 유용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화석연료에서 저탄소 에너지로 전환이 필수적이지만 BP통계(2020)에 따르면 석유는 여전히 세계소비의 33%를 차지하는 주종에너지원이다.
또한 OPEC, IEA 등 글로벌 에너지 기관들은 에너지 전환에도 불구하고 2050년까지 장기 석유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제적이며 효율적인 석유에너지의 합리적 소비가 당분간 더욱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휘발유, 경유 등 수송용 석유제품으로부터 거둬들이는 세수는 2020년 기준 21조6000만원으로, 국세총액의 약 7.6%를 차지한다. 석유는 타 에너지원 대비 높은 세율을 적용받으며 국가 재정에 기여하고 있다.
국가 정책아젠다 '탄소중립' 사업 다각화와 R&D 지원 박차
석유산업 지원의 중심추 역할을 담당해온 대한석유협회는 최근 업계가 글로벌 트렌드인 탄소중립 이행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지속적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하고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에 나섰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정유사들은 효율 향상과 저탄소 제품 확대, 융복합스테이션 운영 등 석유산업의 혁신에 나서고 있다. 또 화학, 윤활유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배출량 감축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석유협회는 이 과정에서 탄소중립 기술개발에 대한 세제와 금융 지원, 친환경 석유제품 제조·공급을 위한 제도개선 등을 요청해왔다. 나아가 업계의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사업 다각화 관련 정책지원을 검토하고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업계 의견을 반영해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탄소 저감과 기존사업 간 연계성을 고려해 생산, 유통, 활용 등 전 서플라이체인(SUPPLY-CHAIN)에 걸쳐 수소사업으로의 진출도 검토·추진하고 있다.
협회는 탄소중립 시대에 에너지 전환 등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고 석유산업이 에너지 안보와 경제 발전의 주축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 법령·고시로 위임하는 업무, 석유산업 관련 대(對) 정부 건의 및 자문, 석유 및 석유산업에 관한 지식발전과 보급, 홍보 활동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석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석유류에 부과되는 불합리한 조세 및 부담금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다.
탄소중립 정책의 후속조치와 이행이 지속될 가운데 앞으로도 대한석유협회는 업계를 대변해 공정한 전환을 위한 정부 정책과 R&D 지원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다.
석유업계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수소, 탄소포집 등 신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탄소중립 기술의 불확실성이 높고 개발에도 적잖은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세액 공제대상과 요율 확대, R&D 예산반영 등 정부 정책지원으로 유관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한석유협회는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업계와 공동으로 기간산업인 석유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면서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에너지 전환에도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