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 29회 수석…산업부 등 공직 생활
2000년부터 카이스트에서 학생 지도
민간 중심 성장 유도 적임자 평가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이창양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가 내정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오후 2시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이 교수를 포함한 장관 내정자 8명을 우선 발표했다.
이 내정자는 산업부 관료 출신으로 카이스트 교수직을 맡아 산업 정책 일반에 대한 이해가 깊을 뿐만 아니라 민간 시각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내정자는 경남 고성 출신으로 마산고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정책학 석사와 기술혁신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5년 29회 행정고시 수석 합격 후 1999년까지 산업자원부 등 공직을 거쳤다.
2000년부터 카이스트에서 교수 생활을 이어온 이 내정자는 시장구조와 기업전략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졌다는 평가다. 특히 산업부 공직 경험으로 정책 수립에 대한 식견이 넓어 여러 정부 기관과 민간 기업에 조언자 역할을 해 왔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당시 대통령 비상경제대책위원회 전문위원을 맡아 기업구조조정 정책을 담당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신성장 분야 정책자금을 총괄하는 신성장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산업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산업부 내부에서는 한 총리 후보자와 이 내정자 선임으로 통상부문을 산업부에서 유지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산업부는 또 이 내정자가 일자리 창출 및 기업의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하는 등 실용적인 산업 정책을 다수 입안하는 역할에도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한다.
이 내정자는 기술혁신과 사업화 성공을 동시에 담보할 수 있는 경제 주체의 역량과 제도, 여건이 종합적으로 갖춰져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내정자의 첫 번째 과제는 새 정부 공약에 맞춘 에너지 정책 구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윤 당선인이 탈원전 정책을 전면폐기하고 원전 역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울 3·4호기 조기 건설 재개 및 고리 2호기의 설계수명 연장 등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수립을 빠르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내정자는 민간 기업에서 SK하이닉스 사외이사, LG디스플레이 이사회 내 ESG 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