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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친명, '총선 공천권' 쥔 당권 놓고 내전 돌입


입력 2022.06.04 02:01 수정 2022.06.04 00:06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친문, 지방선거 완패 책임자로 이재명 지목하며 맹폭

친문 당권 주자 홍영표 "李, 당권 도전 안하는게 상식"

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당 이끌어갈 인물 李밖에 없어"

李 당권 도전 관측 지배적…친문 vs 친명 갈등 심화될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의원의 '당권 장악 시나리오'에 빨간불이 켜졌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승리 견인과 원내 진입을 동시에 이루고 당권 도전에 나서려고 했지만, '참패(광역자치단체 17곳 중 5곳만 승리)'라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면서다.


이를 틈타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은 지선 완패의 책임자로 이 의원을 지목하며 융탄폭격을 퍼붓고 있는 상황이다. 당 안팎에선 이 의원이 당권 도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만큼, 2년 뒤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당 대표' 자리를 두고 친명계(친이재명)와 친문계의 갈등은 점차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3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친문은 문재인 정부 실패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의 원내 진입과 당권 도전은 한 세트"라며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힘을 실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고문의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이 고문이 상식적인 판단을 할 거라고 본다. 당권 도전은 안 하는 게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했다.


친문 김종민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에서 졌으면 적어도 몇 달 자숙·성찰해야 하는데,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해 졌다. 또 당의 전면에 나선다면 민주당이 국민들한테 더 큰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친문 당권 주자인 전해철 의원은 전날(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필요에 따라 원칙과 정치적 도의를 허물었다"며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변명과 이유로 자기방어와 명분을 만드는 데 집중해 국민들이 기대하는 민주당의 모습과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한다.


친문계가 이 의원을 향해 대대적인 십자포화를 퍼붓자, 친명계 의원들도 작심하고 반격에 나섰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공개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당을 개혁하고 이끌어갈 인물이 이 의원 말고 누가 있느냐"며 "앞으로 당의 개혁을 이끌고,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정 의원은 친문계 의원들이 '이재명 책임론'을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이 의원이 당권을 잡고 무엇을 한 것도 아닌데 당 일각에서 '이재명 책임론'을 얘기하고 있다"며 "지방선거 대패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누구 하나 손가락질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책임론을 얘기하기 전에 국민이 만들어준 촛불 정권을 5년 만에 넘겨줬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며 "각자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친명계인 이수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을 불러낸 게 누구입니까? 당원들이 요청했고, 당이 결정한 것"이라며 이 의원을 엄호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도 범친문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책임론'이 제기됐다.


이낙연계인 설훈 의원은 "이재명 고문이 이낙연 전 대표를 찾아가서 '당을 살리자, 도와달라'고 삼고초려했으면, 선거에서 이기기는 힘들었어도 구청장 자리는 더 건졌을 것이다. 판단 착오인지 자만인지 모르겠지만 이 고문은 그렇게 안 했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있었다. 토론할 분위기가 되질 않아 싸울 일도 없었다"며 은근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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