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 1라운드서 깜짝 선두 등극
18개홀에서 무려 10개의 버디 몰아치는 등 9언더파 기록
KLPGA 투어에서 아직까지 우승이 없는 조은혜가 깜짝 선두로 나서며 생애 첫 트로피 획득에 도전한다.
조은혜는 12일 경기도 포천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진행 중인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 1라운드서 9언더파를 몰아치며 선두 자리에 올라섰다. 특히 18개홀에서 무려 10개의 버디(1보기)를 몰아칠 정도의 신들린 퍼트 감각이 빛났다.
올 시즌 상금 순위서 71위에 올라있는 조은혜는 골프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선수가 아니다. 2016년 입회해 드림 투어에서 3년간 담금질을 거쳤던 조은혜는 2019년 정규 투어에 이름을 올렸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결국 다시 드림투어로 떨어져 2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정규 투어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조은혜는 지난해 드림 투어에서 준우승을 네 차례나 기록하며 다시 시드권을 확보했으나 올 시즌 16개 참가 대회서 단 한 번도 TOP 10에 들지 못하는 등 고전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최근 참가한 두 차례 대회(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는 아예 컷 탈락하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번 대회 깜짝 선두 등극이 이변이라 하는 이유다.
1라운드를 마친 조은혜는 선전을 한 이유에 대해 “퍼트감이 정말 좋았다. 특히 장거리 퍼트를 많이 성공시켰는데 퍼트감이 좋으니 샷감도 덩달아 좋아져서 이렇게 좋은 성적 낼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조은혜가 기록한 9언더파는 정규 투어에서의 개인 최고 기록이다. 그만큼 감이 좋다는 뜻이다.
조은혜는 선두 등극을 예상했는가란 질문에 “전혀 못했다. 사실 이 코스가 처음이라 공식 연습 때부터 집중하고자 했고 코스 공략법을 고심했다. 근데 퍼트 감과 터치 감이 괜찮아서 잘되겠다 싶었는데 이렇게까지 잘 될 줄은 몰랐다”라고 방긋 웃었다.
특히 오늘 플레이가 잘 이뤄진 이유에 대해서는 “퍼트가 제일 좋았는데 라인이 잘 보여서 퍼트 라인에 대한 확신이 컸다. 쇼트 아이언도 굉장히 좋았다.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1라운드의 백미는 역시나 11번홀에서의 장거리 버디 퍼트다. 조은혜는 “13m(실제로는 15.8m) 버디 퍼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과감하게 쳤는데 만약 들어가지 않았다면 충격이 많이 컸을 것 같다. 그런데 그냥 홀 가운데로 들어가서 넣고도 당황했다”라고 웃었다.
골프에서 선두로 나선다는 것은 경쟁 선수들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된다는 뜻이며, 투어 대회에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당연히 부담감을 어깨에 짊어질 수밖에 없다.
조은혜는 “정말 기분 좋은데 앞으로 이틀이 남았으니 차분히 하던 대로 연습하고 준비하겠다”라며 “롱 퍼트 거리감 연습 좀 하고 샷 점검하고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