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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두고 외식물가 고공행진...외식업계-배달앱 갈등 깊어진다


입력 2022.09.02 06:47 수정 2022.09.01 17:29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외식업계, ‘반값치킨’ 이후 폭리 취한다는 오해 억울

배달앱, 직접 배달 10%대 불과…서비스 요금 수년째 동결

배달은 별도 서비스…“음식 가격과 별개로 봐야” 의견도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 가격 인상 안내문이 붙어있다.ⓒ뉴시스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 가격 인상 안내문이 붙어있다.ⓒ뉴시스

올 들어 외식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물가 승승 원인을 놓고 외식업계와 배달 플랫폼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외식업계는 배달플랫폼 수수료와 배달비 인상이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반면 배달앱 업체들은 원재료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 책임을 배달플랫폼에 전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 7월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4% 상승했다. 이는 지난 1992년 10월(8.8%)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작년 상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올 들어서면서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자장면, 김치찌개 등 외식물가 조사 품목은 5월부터 일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파로 수입산 식품 가격이 오른 데다 폭염, 폭우 등으로 채소, 육류 등 신선식품 가격까지 덩달아 치솟으면서 식탁물가에 이어 외식물가 또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말부터 상반기 그리고 하반기까지 수차례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서 외식이 물가인상의 주범이라는 꼬리표마저 붙게 됐다.


외식업계, 2만원 치킨 한 마리에 배달 관련 비용 6000원…“비용 부담 커”


외식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잇단 가격인상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사실은 각종 원부재료 인상에 배달비와 배달수수료가 오른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배달 수수료와 라이더 배달비용 등 배달 관련 지출이 늘면서 배달음식의 가격도 크게 뛰었다고 항변한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마트 치킨 때문에 외식 프랜차이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확산됐다”면서 “마트 치킨에는 프랜차이즈처럼 배달수수료와 배달비, 광고‧판촉비가 들어가지 않는 만큼 가격 인하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만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판매하면 그중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배달비가 보통 3000원, 배달 플랫폼 수수료가 3000원 정도로 판매가격의 30%(6000원)가 배달 관련 비용으로 나간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거리에서 라이더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뉴시스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거리에서 라이더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뉴시스
배달플랫폼, 가격 인상 책임 전가 반발…“배달비 감수하며 물가 안정 기여”


배달플랫폼업계에서는 외식업계가 가격 인상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외식업계가 사용하는 모든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호텔뷔페 등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업체들도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는 것이다.


또 외식업계가 물가 인상의 원인으로 배달앱의 새로운 요금체계를 지목했지만 실제 시장 전반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직접 배달하는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과 주문 중개를 하는 '배달'로 나뉘는데, 배민1의 비중은 배달의민족 전체 배달 주문의 10% 중반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전체 주문의 80%가 넘는 일반 배달 서비스는 수년째 요금체계 변화가 없다. 배달 서비스의 주요 상품인 ‘울트라콜’의 경우 월 8만원(부가세 별도) 요금이 2015년 이후 7년째 동일하다는 것이다.


배민 관계자는 “배민의 경우 주문중개 역할만 하는 ‘배달’ 카테고리의 주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배민1의 신규 요금제가 배달 시장 전반에 주는 영향은 적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배달플랫폼업계는 오히려 시장 경쟁 상황이 벌어지면서 배달 앱이 물가 상승을 억제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일 당시 배달원에게 지급되는 배달비가 건당 2만원까지 치솟았지만, 배달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정해진 금액 이상 부담하지 않았다는 논리다.


배달앱업계 관계자는 “수년전부터 배달원들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꾸준히 늘어왔지만, 소비자나 음식점 업주에게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배달 앱이 상당 부분 이를 감당해왔다”며 “이런 여파로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익은 오히려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배달은 별도의 인력을 투입해 이뤄지는 서비스인 만큼 음식 가격과 별개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화준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소비자들이 일반적으로 음식을 주문해 먹었을 때 들어간 총 비용을 음식값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음식은 소비자가 소비하는 콘텐츠, 배달비와 중개수수료는 이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별도의 서비스 비용이기 때문에 이를 모두 묶어 가격이 올랐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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