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협상한 현대중공업 노사…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도출
6일 예정된 4시간 '현대중 조선3사 공동파업' 자동으로 유보
한 발 물러선 현대중공업으로 노조 내 분위기 반반 갈려
현대중공업 노사가 밤새 씨름한 끝에 올해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현대중공업이 한시름 놓게 됐다. 이에 따라 6일 오후 예정됐던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노조의 4시간 공동파업도 자동으로 연기됐다. 하지만 아직 노조의 찬반투표도 남았기에, 총파업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이날 새벽 5시쯤까지 본교섭을 진행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8만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정액 인상) ▲지역·복지수당 2만원 인상 ▲성과금 타결 격려금 250만원 ▲100년 기업 달성을 위한 노사화합 격려금 100만원 ▲현대오일뱅크 상품권 30만원 등이 담겼다.
가장 이견차가 컸던 기본급은 사측이 제안한 8만원 인상으로 결정됐으나, 지역·복지수당에서 2만원 인상이 이뤄져 사실상 노조 측이 주장한 10만원 인상으로 합의가 됐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아직 사측이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현대미포조선은 그룹 내에서 현대중공업과 같은 조건의 합의안을 제시했던 선례가 있었기에, 이날 공동파업에서 빠지기로 했다. 현재 사측과 교섭 중으로 비슷한 수준의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시 현대중공업이 합의에 이르더라도, 파업 수순을 밟겠단 계획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독자적으로 파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오는 8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에서 합의안이 가결될 경우 올해 임단협은 완전히 마무리 짓게 된다. 또 총파업에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빠지게 되면서, 공동파업의 영향력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의견 일치안이 마련될 경우 공동파업은 유보하겠단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노조 내 분위기가 반반으로 갈리고 있어 아직 긴장을 늦출 순 없는 상황이다. 사측이 노조의 입장을 어느 정도 수용해주면서, 합의안을 만족해하는 조합원들이 나타났으나, 잠정합의안을 부결하고 계획대로 총파업을 진행해야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노조가 최초로 제시했던 부분인 창사 50주년 특별 격려금 지주사 주식 50주(약 320만원) 지급이 빠졌단 것이다. 부결될 시 오는 13일 3사 노조는 무기한 전면파업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단 분위기가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부결될 경우 다시 노조와 교섭을 할 것”이라며 “여러 과정을 통해 협상을 재개해 조율하겠으나, 우선 결과만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