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전략통 김승환 그룹 대표 내정
LG생활건강도 실무 경험 풍부 이정애 사장 선임
미국 등 글로벌 영토 확장에 신사업 발굴 집중 전망
국내 화장품 업계 양대산맥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새 수장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채비에 나섰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봉쇄 정책 등으로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직격탄을 맞으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만큼 이번 수장 교체로 위기를 극복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영토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며 실적 반등에 나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신임 사장에 김승환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를 내정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신임 사장에는 현재 아모레퍼시픽 경영지원 유닛장(그룹기획실장 겸임)인 이상목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김 사장은 지난 2006년 입사 후 전략기획·인사 업무를 맡으며 해외 비즈니스 확장과 조직과 제도 혁신을 주도하며 그룹의 ‘전략통’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지주회사 대표로 선임된 후 경영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앞서 지난달 LG생활건강도 리프레시먼트(음료) 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이정애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시켰다. LG그룹 최초의 공채출신 여성 사장이다.
이 사장은 1986년 입사해 헤어케어, 바디워시, 기저귀 등 다양한 제품군의 마케팅을 담당해왔다. 이어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을 맡으면서 후, 숨, 오휘 등의 브랜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후의 경우 2016년 단일 브랜드로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2018년에는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이 사장은 임직원에게 발송한 첫 인사 영상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소통”이라며 “임원, 부문장, 팀장 등 조직 리더들에게 구성원들이 눈치보지 않고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 얘기를 귀담아 듣는 것부터 부탁한다”고 말했다.
구성원들이 ‘원팀’이 돼 국내외의 어려운 사업 환경을 극복해 나가자는 의지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새 수장과 함께 조직 등의 전열을 가다듬고 글로벌 사업 확장 및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에서의 K뷰티 위상이 예전만 못하는 만큼 미국, 일본 등의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월 미국 클린뷰티 브랜드인 타타하퍼를 인수하고 라네즈, 설화수를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역시 지난해 4월 미국 10대 타깃 브랜드 더크렘샵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폭스를 보유한 보인카 지분을 인수하며 헤어케어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와 함께 해외 매출에서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도 놓칠 수 없는 만큼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가뜩이나 중국 정부가 3년 가까이 고수해왔던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어 억눌렸던 중국의 소비가 다시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 모두 비슷한 시기에 수장이 바뀌면서 앞으로 어떠한 경영전략을 펼쳐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