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상저하고 전망 속 연초부터 우상향
작년 침체로 예상과 다른 현실…불신 커져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원·달러 환율, 코스닥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당초 예상과 달리 연초부터 상승세다. 새해 들어 코스피지수는 우상향하면서 지난 16일에는 장중 24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만 해도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증시가 고전하다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이 우세했는데 실제로는 상당히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예상한 올해 코스피 저점은 대부분 2000~2200, 낮게는 1900까지도 봤는데 상반기에 현재 수준을 유지하다 하반기 상승세가 본격화되면 예상이 아예 빗나갈 가능성도 있다. 올해 종가기준 가장 낮은 수치는 지난 3일의 2218.68였다.
아직 연초로 한 달도 채 안 된 터라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증시가 워낙 예상을 빗나간 터라 투자자들의 불신은 벌써부터 커져가는 모습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실은 완전히 달랐다. 지난 2021년 말 증권사들이 내놓은 2022년 코스피 예상밴드는 2610~3600으로 실제치(2134.77~3010.77)와 격차가 컸다.
특히 지난해 개장일이었던 1월 3일 장중 3010.77을 기록한 이후 종가 기준으로는 단 하루도 3000선을 넘은 날이 없었다. 오히려 새해 증시 개장 후 단 한 달만에 코스피지수가 장중 2500대까지 떨어지자 증권사들은 그때서야 부랴부랴 수정 전망치를 내놓았고 이같은 현상은 그해 내내 반복됐다.
앞선 2년간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 펜데믹(대유행) 사태가 지속된 데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후폭풍이 워낙 컸던 만큼 이해되는 부분이 없진 않다. 역사상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속도로 금리 인상이 단행되는 등 고강도 긴축이 이뤄졌고 이는 증시의 급격한 침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투자자들로서는 정확한 분석과 전망이 더더욱 필요할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믿고 기댈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시장에 남아 있을 명분을 삼을 수 있다.
벌써부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사 전망은 안 믿은지 오래’라는 불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증권가에서는 ‘또 욕먹겠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현재의 증시 상승이 나쁠 일이 없지만 2021년 예상을 뛰어 넘은 호황과 2022년 예상치 못한 불황을 모두 겪어본 이들에게는 현 상황은 불안한 비상(飛上)일 뿐이다.
물론 투자자라면 증권사 전망이 빗나가는걸 이미 수 차례 경험했고 예상과 현실간 괴리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다만 최소한 투자자들이 지난해와 같은 상황을 다시 겪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증권사 전망이 양치기 소년 이미지로 굳어지면 증시는 떠나는 투자자들의 행렬은 길어질 것이다.
장기투자 문화 정착을 통한 증시 안정성 강화를 위해서라도 좀 더 세밀한 분석과 진단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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