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9 to 4' 영업시간 겨우 돌아왔지만…갈등 불씨 여전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입력 2023.01.30 16:06  수정 2023.01.30 19:18

금융노조 "업무방해 혐의 경찰 고소"

주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이 약 1년 반 만에 단축 영업을 종료하고 영업시간 정상화에 돌입한 30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국내 은행권이 실내 마스크착용 의무 해제 시점에 맞춰 영업점 업무 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원상복구했다. 다만 금융 노동조합은 사측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일단락된 줄 알았던 은행권 영업시간 갈등이 차후 법적 공방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는 30일 서울 중구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의 영업시간 원상복구를 두고 "노사합의 위반에 따른 업무방해로 사용자 측을 경찰에 고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이날부터 영업점 영업 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원상복구하기로 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30일에 맞춰 영업 시간을 정상화하라는 사용자 측 권고에 은행권이 따르기로 한 것이다.


앞서 금융 노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강화된 2021년 7월 수도권 소재 은행 영업 시간을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단축했고, 이는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됐다. 영업시간 원상복귀와 관련해 노사는 지난 25일 교섭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금융노조는 "사측은 지난 25일 각 회원사 앞 공문을 통해 30일부터 은행 영업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로 원상복구한다고 밝혔고, 이는 금융산별 노사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측의 노사합의 위반에 대해 책임을 묻는 한편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조치를 하는 동시에 가처분 신청도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은 검토하고 있는 법적 절차 중 하나이며, 권리침해 사실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노조는 고소 대상으로 금융산업사용자협회 또는 협회 대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급적 법적 문제제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산업 노사관계도 있고 지부 노사관계도 있기 때문에 처벌 대상을 많이 확대하고자 하는 의사는 없다"고 부연했다.


그들은 "산업의 평화를 위해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의 전운이 감도는 상황에서 노사가 법정에서 소송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면서 "법적 시비는 시비 대로 다투는 한편 사측과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주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이 약 1년 반 만에 단축 영업을 종료하고 영업시간 정상화에 돌입한 30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금융노조가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은행 영업점 운영시간이 '오전 9시~오후 4시' 시간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당분간 노사 간 법정 공방으로 긴장의 끈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측은 영업시간 복귀가 노사 합의대로 이행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금융 노사가 앞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까지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유지하기로 한다고 합의한 만큼, 30일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면 영업시간 단축 유지 합의도 해제된다'는 것이다.


또 최근 외부 법률 자문을 거쳐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지된 뒤에 반드시 노사 합의가 있어야만 영업시간 정상화가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을 받았다.


전국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이날 "영업시간 단축이 애초 실내 마스크 의무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마스크 의무 해제 이후 영업시간 정상화한 것은 그대로 합의를 이행한 정상적인 절차"이라며 "(노조의 법적 대응)은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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