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한 주말이 왔다. 4년 여만이다. 의무였던 실내 마스크 착용이 권고 사항으로 바뀌면서 거추장스러웠던 마스크와 좀 더 멀어질 수 있게 됐다. 이젠 실내에서도 자유롭고 편하게, 다양한 표정으로 감정을 드러내며 소통이 가능해지니 상대방과 한층 더 가까워진 듯하다.
그런데 마주하던 사람이 순간 얼굴을 구긴다면, 손을 슬쩍 코에 갖다 댄다면, 몸을 지그시 뒤로 빼며 거리를 둔다면 아마도 그건 마스크가 그간 힘껏 막아냈던 나의 입 냄새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만 몰랐던 내 구취, 원인은 무엇이며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입 냄새의 흔한 원인 중 하나는 혀의 불청결이다. 양치질을 제대로 하는데도 구취가 난다면 혀도 함께 잘 닦았는지 되돌아보자. 혀 표면에 누렇거나 하얀 백태가 껴있다면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백태는 음식물이나 박테리아 등이 달라붙어 생긴다. 식사 후 양치를 할 때마다 혀 안쪽까지 꼼꼼히 닦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난 직후 구취가 심할 수 있는데, 밤새 다문 입 안에서 백태가 쌓이고 세균이 활동했기 때문에 기상 후 혀의 청결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평소 물을 자주 마시지 않는다면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입안이 마르면 침 생성이 줄어들면서 냄새 유발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돼 구취가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소량의 물을 틈틈이 마시면 입 냄새 완화에 도움이 된다.
코가 아닌 입으로 숨 쉬는 습관이 있는지도 확인해보자. 구강 호흡 역시 입 안을 건조하게 만든다. 악화되면 구강건조증에 걸릴 수 있는데 침샘에 이상이 생겨 침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게 된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방문해 인공타액이나 침 분비를 촉진하는 약물을 사용해 치료받을 수 있다.
고단백 식단도 구취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단백질이 세균에 의해 분해될 때 휘발성 황화합물이 발생하는데, 이는 입 냄새를 악화시킨다. 즉, 단백질 함량이 높은 닭고기 등 육류를 비롯해 유제품, 생선 등은 세균 번식을 활발하게 하므로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구취를 없애기 위해 가글액을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가글액을 사용하면 입 안이 상쾌하고 깔끔해진 듯 하지만, 가글액에 함유된 휘발성 알코올 때문에 구강 건조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이외에 치료가 필요한 충치나 잇몸의 염증, 임플란트 주위염 등 구강 질환의 유무를 주기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입 냄새 원인 제거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