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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왜 한미훈련을 선전포고로 간주하나


입력 2023.02.25 10:47 수정 2023.02.25 10:47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北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북침전쟁연습 계획 공개로

북침전쟁 도발 기정사실화

사실상의 선전포고"

미 공군이 B-1B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한 가운데 한미가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는 모습(자료사진) ⓒ합동참모본부

북한 외무성이 한미 연합훈련과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가 지속될 경우 "선전포고로 간주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대외선전매체가 관련 배경을 설명하고 나섰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25일 '전쟁연습계획 공개 자체가 도발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 괴뢰들이 미국과 함께 벌릴 올해의 각종 북침전쟁연습계획들을 공개한 것은 지금 내외각계의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원래 특정한 상대를 겨냥하는 침략전쟁연습계획을 작성하여 세상에 공개하는 것 자체가 노골적인 위협 공갈이고 엄중한 도발이고 용납 못 할 자주권 침해 행위"라고 밝혔다.


매체는 "상대를 때려눕힐 계획을 공공연히 공개하는 것은 강도들 세계에서나 있을 짓"이라며 "이런 계획을 들으면서 위협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세상에 없다. 하물며 주권국가가 자기를 겨냥한 침략전쟁연습계획을 버젓이 공개하는 데 대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영토와 영공, 영해와 인접한 남조선에서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가지가지의 침략전쟁연습을 벌리겠다고 그 계획들을 줄줄이 나하고 공언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묵과할 수 있겠는가"라고 부연했다.


언제든 핵을 사용할 수 있다고 천명한 북한의 불법 도발에(①) 한미가 억지력을 강화·증명하는 차원에서 연합훈련 및 전략자산 전개에 나서면(②) 북한이 추가 도발하는(③)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1차적 원인'이 아닌 '2차적 대응'에 '책임'이 있다는 억지주장을 거듭한 것이다.


매체는 오는 3월 예정된 연합훈련에서 야외 실기동 훈련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대규모 연합공훈련이 연중 이어진다며 "이 모든 전쟁연습들이 더욱 공격적으로 갱신된 작전계획 5015에 따라 진행돼 그 침략성과 호전성, 도발성와 위험성이 한층 고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군의 작계 5015에 북한 주요 지역에 대한 우리 해병대 상륙작전 등 '반격 작전'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북한이 강한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작계 5015에 기초한 한미 연합훈련은 '북침전쟁연습'이기에 연합훈련의 지속적인 강화는 "선전포고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게 북한 주장인 셈이다.


실제로 매체는 "북침전쟁연습 계획은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실천 각본"이라며 "그 공개는 북침전쟁 도발을 기정사실화한다는 것으로서 사실상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매체는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고의적으로, 계획적으로 전쟁 접경으로 몰아가는 침략과 도발의 주범, 군사적 긴장 격화의 책임을 시종 남에게 전가하는 파렴치한들이 과연 누구인가 하는 것이 다시금 똑똑히 드러났다"며 "각종 북침전쟁연습 계획들을 사전에 공개하면서 전례 없는 전쟁 광기를 부려대는 미국과 괴뢰 호전 집단의 무분별한 망동은 내외의 강력한 규탄과 배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병대 병사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앞서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격화의 악순환을 막기 위한 유일한 방도는 미국이 남조선에 대한 전략자산 전개 공약을 포기하고, 각종 명목의 연합훈련들을 중지하는 것과 같은 명백한 행동적 입장을 보이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우리의 거듭되는 항의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적대적이고 도발적인 관행을 계속 이어가다가는 우리 국가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산생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미국이 응당 직감하고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미국을 겨냥한 도발을 앞두고 명분 쌓기에 나선 셈이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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