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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행, 캄보디아行 자금 '출혈'…수익성에 가려진 건전성 '숙제'


입력 2023.03.06 06:00 수정 2023.03.06 06:00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PPCBank에 650억원 대여

연체율 4%대…5분기째 상승

NPL 비율 1년새 2.97%P 급등

JB금융지주 계열사 전북은행.ⓒ전북은행

전북은행이 캄보디아에 있는 현지 자회사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에 대한 자금 지원에 나섰다. 그동안 수익성이 높아 효자 노릇을 하던 PPCBank의 자산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외부 수혈에 대한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인수한 PPCBank가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최근 자회사 PPCBank에 운영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650억원 규모의 금전대여를 결정했다. 이는 전북은행 자기자본(지난해 말 기준 1조6671억원)의 3.9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율은 시장금리에 연 1.0%를 가산해 책정하며,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이때 시장금리는 전북은행이 외화단기자금 시장에서 거래하는 조달금리를 의미한다. 상환기간은 최대 1년이다.


전북은행은 캄보디아 소재 상업은행인 PPCBank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전북은행 모회사 JB금융지주와 아프로서비스그룹(현 OK금융그룹)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PPCBank를 인수했다. PPCBank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규모는 1조2547억원이며,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과 주요 도시에 지점 23개를 보유하고 있다. JB금융은 거점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역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 해외 진출의 일환으로 PPCBank를 인수했다.


실제 PPCBank는 전북은행에 인수된 이후 가파른 이익 성장세를 자랑했다. 인수 시기인 2016년 당시 PPCBank의 순이익은 27억원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100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이후로도 성장세를 지속했으며, 지난해에는 순이익 297억원을 올렸다. 1년 전(203억원)과 비교하면 46.4%나 급증한 수준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PPCBank의 지난 2021년 2분기 대출금은 8201억원으로, 저점을 형성한 이후 분기마다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에는 1조1225억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조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문제는 대출이 증가한 만큼, 자산건전성이 악화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캄보디아 경제가 부진하면서 가계의 대출 연체율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 캄보디아의 국내총생산(GDP)은 –3.1%로 역성장했다. 지난 2021년과 작년에는 각각 3%, 5%대로 반등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연도(7%대)와 비교하면 아직 온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PPCBank의 대출 연체율은 무섭게 치솟고 있다. PPCBank의 지난해 말 대출 연체율은 4.34%를 기록하면서 4%대를 넘어섰다. 지난 2021년 3분기(1.47%)를 저점으로, 5분기 연속 증가세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마찬가지다. PPCBank의 지난해 4분기 말 NPL 비율은 3.97%로, 1년 전보다 2.72%포인트나 상승했다. 지난 2020년 4분기(0.50%)와 비교하면 7배 이상 올랐다. NPL 비율은 전체 대출금 가운데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로,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부실에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은 오히려 줄었다. PPCBank의 지난해 말 기준 충당금은 20억원으로, 전년(27억원)보다 23.7%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자 전북은행이 자회사를 위한 자금 수혈에 나선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계열사에 대한 모회사의 자금 지원은) 회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특히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주식이나 회사채 발행도 어려워 모회사가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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