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IPO 주관 안 풀리네...IB 사업 ‘산 넘어 산’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3.05.28 07:00  수정 2023.05.28 07:00

프로테옴텍 세 차례 정정...공모가 산출 논란 지속

사업구조 재편·확대 기대감도 오너리스크에 발목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사옥 전경.ⓒ키움증권

올해 상반기 꿈비와 샌즈랩 등 중소형사 기업공개(IPO) 주관으로 투자은행(IB) 사업 강화를 다짐했던 키움증권이 난관에 봉착했다. 공모가 산정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면서 상장 주관 역량에 물음표가 생긴 가운데 초대형IB 인가 도약 등 사업 계획에도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넥스 상장사 프로테옴텍은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해 오는 31일과 내달 1일 이틀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상장 주관사인 키움증권과 프로테옴텍은 앞서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한 달 사이 세 번이나 증권신고서를 정정 제출하면서 IPO 일정이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당초 7500~9000원이었던 공모 희망가는 5400~6600원으로, 기업가치도 1014억~1216억원에서 730억~892억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매출 추정치를 낮춘 결과다. 앞서 키움증권과 프로테옴텍과 기술특례 제도를 활용해 오는 2025년 추정 실적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정했다. 오는 2025년 예상 매출 384억원, 당기순이익 135억원으로 당시 시장에서는 과도한 밸류에이션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올해 1분기 실적이 발표된 것이 고평가 논란에 불을 지폈다. 프로테옴텍은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경우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 1분기에는 적자를 냈다.


당시 프로테옴텍은 두 번의 증권신고서 정정을 마치고 이달 초 수요 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이 공개되면서 한 번 더 몸값을 낮췄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부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증권신고서 심사를 강화하고 있었지만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결국 기업 입장에서도 속앓이를 하게 된 셈이다.


키움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은 틸론 역시 IPO 일정이 중단된 상태다.


틸론은 지난 3월 수요예측을 앞두고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으면서 상장 일정을 멈췄다. 틸론이 제시한 공모 희망 범위는 2만5000~3만원으로 틸론 역시 지난해 매출 및 영업이익과 비교해 미래 추정 수익이 높게 책정됐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키움증권과 틸론은 올해와 내년 예상 추정 영업이익으로 각각 99억5800만원, 185억8700만원을 제시했는데 지난해 영업손실(8억9600만원)을 고려하면 가치 측정에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기업들이 높은 가치를 요구하더라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공모가를 조율해야 하는 주관사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현재 IPO 시장에선 증권사들이 주관사 경쟁에서 이기고 수수료를 높이기 위해 기업이 원하는 공모가격에 맞춰가는 사례가 빈번하다. 하지만 적정 공모가 산정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경우 기업과 주관사 각각 성장성과 IPO 주관 역량을 입증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업계는 키움증권이 상반기 꿈비와 샌즈랩의 상장을 연달아 주관하면서 IB 사업 강화의 꿈을 키우고 있었던 만큼 더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행사는 공모가가 높게 책정될수록 공모자금을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높게 쳐주는 증권사를 선호한다”며 “이런 발행사와 시장의 니즈, 당국의 심사 기조 강화를 살피면서 적절하게 조율하는 것도 주관사의 역할인데 계속 잡음이 나온다면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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