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수 사장 "'오너 패기' 없이 이 자리 못 올라와"
구본무 선대 회장의 '뚝심' 하나로 시작된 배터리 사업
이방수 사장 "시장 성장에 자금 무한 필요…조달 쉽지 않아"
“오너의 패기가 없었다면 이룰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방수 사장은 18일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공 비결을 ‘오너’로 지목하며 이같이 말했다. 여러 차례의 실패에도 ‘오너의 뚝심’ 하나로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단 것이다.
이 사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LG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확보와 오너 경영의 역할’ 세미나에서 LG에너지솔루션 역사에 있어 오너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 명부상실한 국내 배터리 1위 기업으로 자리 잡은 LG에너지솔루션의 역사는 1991년 영국 출장길에 오른 구본무 선대 회장이 1회용 배터리를 보며 문득 든 생각 하나에서부터 시작됐다. 1회용 배터리말고 충전이 되는 다회용 배터리가 있음 어떨까 하는 사소한 생각에서다.
1996년도부터 본격적인 배터리 사업이 시작됐으나,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05년에 이르러서는 2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구 회장은 “이제 시작인데 한번 길게 해봐라. 안되는게 뭐가 있나”라며 배터리 사업을 밀어붙였다고 한다.
이 사장은 “당시 2000억원의 적자였으면 전문경영진이 해인될법한 사안이었다”며 “그럼에도 오너는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산업을 밀어붙였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애물단지였던 배터리 사업은 2009년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시작으로 현재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완성차 업체 12곳 중 8곳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다.
이 사장은 오너 3세인 구본무 회장을 ‘창업자’로 비유하기도 했다. 그 “사실 우리 사회에 ‘오너’란 용어의 이미지가 좋지 못하지만, 오너들은 다양한 경험으로 본인의 철학에 맞게 완전 새로운 산업을 선택하고 추진하기도 한다”며 “특히 경영환경에 지배되지 않고 어떤 사업을 실현하기 위해 자본과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창업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창업가나 기업가들의 ‘욕심’이 사실 좋은 차, 비싼 옷이나 음식 이런 곳에 있지 않다”며 “자기가 꽂힌 사업을 스스로 성공하고 성취감도 느끼고 또 기업을 키워 인력을 확대하고, 사회까지 기여하는 것이 대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욕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방수 사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설비 투자 등을 위한 자금 조달 어려움도 토로했다.
이 사장은 “현재 미국에 8개 공장을 짓고 있고 인도네시아, 폴란드 등에서도 투자를 이어가는 등 자금이 무한히 들어가고 있다”며 “시장이 보이고 놓칠 수가 없는데 자금 조달이 마땅치 않은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