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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곧 정체성, 싱어송라이터 서자영 [D:인디그라운드(159)]


입력 2023.09.01 08:37 수정 2023.09.01 08:3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새 싱글 앨범 '클로저' 8월 30일 발매

얼굴이 완전히 똑같은 사람이 없듯이, 얼굴에서 공명이 되어 나가는 목소리도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목소리는 타고나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훈련하면서 새로운 톤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가장 울림이 큰 발성법을 찾아내기도 한다.


2017년 ‘새벽램프’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서자영의 목소리는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하나의 ‘작품’이다. 그녀 역시 타고난 것도 적지 않을 테지만 꾸준히 자신의 목소리를 연구하고 고민해오면서 더 깊은 목소리를 찾아냈다. 낯선 듯하면서도 짙은 따뜻함이 익숙하게 다가오는 그의 목소리는 그 연구와 고민의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제 서자영의 목소리는, 곧 그녀의 정체성이 됐다.


ⓒ본인제공


-원래 가수가 꿈이었나요?


초등학교 때 가수 보아 님을 보며 가수를 꿈꾸게 되었어요. 그 이후로 가요와 팝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많은 노래를 따라 부르고, 학교에서 하는 장기자랑이나 축제는 빠짐없이 참여했던 것 같아요(웃음).


-꿈꾸던 가수로서의 첫 앨범 ‘새벽램프’(2017)는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까요?


‘새벽램프’는 스무 살의 제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앨범이에요. 곡을 쓰기 시작했던 그 당시의 분위기를 담아내고 싶었어요. 그때는 모든 게 서툴렀던 때라 지금 생각하면 풋풋했던 것 같아요. 정말 기타 하나만 잡고 시작했기에 어떻게 보면 저의 첫걸음마와 같은 앨범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데뷔 이후의 벌써 6년이 지났는데요. 그 시간들을 돌아보면 어떨까요?


헉! 벌써 6년이 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웃음). 돌이켜보면 음악을 하면서 많이 상처도 받고 힘듦이 있었지만, 제가 노래를 계속할 수 있었던 건 저를 응원해주는 주변 사람들과 저의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음악을 놓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데뷔 당시와 지금, 서자영 씨에게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저의 목소리의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데뷔 초에 녹음했던 목소리와 현재의 목소리를 들으면, 지금이 조금 더 짙어지고 성숙한 톤이 생긴 것 같아요.


-목소리는 물론, 음악적으로도 성숙하는 시간들이었을 것 같은데요.


맞아요. 초반에는 어쿠스틱 느낌을 많이 냈다면, ‘사랑의 형태’ 앨범부터는 조금 더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고 있어요. 저의 목소리 톤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시도하면서 발매하는 앨범마다 어떤 방식으로 녹음을 할지, 부르는 스타일은 어떻게 가야할지 고민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8월 30일 새 싱글 ‘클로저’가 발매됐어요. 어떤 앨범인가요?


제 스스로의 모습과 당시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풀어낸 앨범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앨범에 담긴 두 곡은 오래전에 써두었던 곡이에요. 타이틀곡 ‘클로저’는 이전에 발매한 ‘하우 어바웃 유’(How About You)를 함께 작업한 박규태 프로듀서님의 오랜 데모곡이었는데요. 당시엔 가사 없이 멜로디만 있는 트랙으로 들려줬었는데, 곡 자체에서 이미 사랑을 노래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이후로 가사 작업은 서로의 위치에서 경험했던 사랑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고, 글을 추리는 작업을 거쳐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타이틀곡 ‘클로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클로저’는 ‘가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잖아요. 혼자서 지내는 일상이 당연하게만 느껴졌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부터 그 사람으로 인해 하루가 특별해지는 법을 알게 되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어요. 사랑을 하면 어두운 것들도 밝아 보이는 능력이 생기잖아요(웃음). 그래서 이 곡은 누군가와의 사랑을 막 시작한 사람들에게 선물해드리고 싶은 곡이기도 합니다.


-첫 트랙인 ‘언제든’에선 과거의 그리움을, 두 번째 트랙인 ‘클로저’에선 현재의 우리를 그리고 있어요.


사실 ‘클로저’만 발매할 예정이었다가 우연히 컴퓨터에서 3년 전에 써둔 곡을 듣게 됐는데 그게 ‘언제든’이라는 고이었어요. 이 곡을 썼던 시기에 사람도 잘 만나지 않고, 누군가와의 연락도 잘 닿지 않았던 때였어요. 가까이 지냈던 친구와의 관계도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면서 그 친구와의 추억을 많이 떠올리고 그리워하던 감정들을 곡으로 써내려가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곡도 ‘클로저’의 사랑과는 다른 사랑이지만 그저 그리움이 조금 더 묻어난 ‘사랑’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 이번 앨범의 수록곡으로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했고요.



ⓒ본인제공

-앨범 작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을까요?


‘클로저’의 후렴구 ‘컴 투 미 클로저’(Come to me Closer) 부분에서 코러스가 최대한 메인보컬과 잘 어우러지는 사운드였으면 했고, 들었을 때 타격감을 줄 수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부분에 가장 집중해서 작업했고, 여러 번의 수정 과정을 거쳐 원하는 결과물을 얻었답니다(웃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전작인 ‘숨’에서 사용했던 보컬 트랜스포즈의 기능을 입혀서 조금 더 풍부한 소리를 담아내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이번 곡에서는 전보다 조금 더 보컬의 짙은 톤과 음악적인 무게감을 실어내려고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살리고 싶은 포인트, 악기들의 역할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사운드 메이킹을 하는 작업들이 참 어려웠어요.


-목소리가 타고난 것일 수도 있지만, 고민과 연구의 결과물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것이 서자영 씨의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맞아요. 목소리에 대한 연구를 정말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저만의 색깔이 생긴 것 같고요. 그리고 그 안에서 진정성을 얼마만큼 잘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정말 많이 했습니다. 특히 라이브를 할 때는 곡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편이고요.


-이 앨범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나요?

저는 곡을 쓸 때 사랑을 빼놓지 않고 곡을 쓰는 편인데요, 이번 앨범 역시도 그리움이든 행복이든, 결국은 사랑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곡 작업에 임했어요. 이번 앨범으로 많은 분들에게 공감과 사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작은 폭죽 같은 앨범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9월엔 단독 콘서트도 앞두고 있어요. 살짝 귀띔해주세요.


이번 콘서트는 ‘모놀로그’(Monologue) 발매 기념 콘서트 이후로 3년 만에 열게 되는 단콘이에요. 정말 오랜만에 단독공연이라 지금도 긴장을 많이 하고 있답니다. 하하. 제가 라이브 공연을 많이 하지 못해서 이번 공연은 최대한 음원을 라이브로 들려드리는 형식으로 공연을 이어갈 생각이에요. 이전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미발매곡을 들려드릴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고요. 여러 구성을 짜고 있습니다(웃음). 많이 기대해주세요.


-롤모델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의 롤모델은 아델(Adele)입니다. 라이브 영상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그녀가 노래를 불렀을 때 엄청난 힘과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이었어요. 대중들 앞에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는 태도에서도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최근 서자영 씨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인가요?


음악적으로 욕심이 너무 많아서 작업이 미뤄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기타로 곡을 쓰는 일도 줄어들고,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다 보니 본질을 잃은 것 같은 기분도 들더라고요. 그래서 초심을 다시 잡아보면서 그동안 제가 어떻게 음악을 시작했고, 해왔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저의 음악에서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목표도 들려주세요.


아직 계획은 없지만, 라이브를 정말 많이 들려드리고 싶어요. 노래할 때의 쾌감이 저에겐 음악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시너지거든요. 그리고 최종 목표는 그저 오래오래 행복하게 음악을 하는 것, 그리고 제 음악으로 인해 누군가가 힘을 받고, 위로를 받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습니다(웃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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