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절연' 선언한 홍준표에 "모든 노여움은 나에게만…"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5.14 18:09  수정 2025.05.14 19:13

홍준표 "정나미 떨어져 근처도 가기 싫다" 비난에

권성동 "나라와 당의 역사만은 버리지 말아달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당과의 '절연'을 선언한 홍준표 전 대표를 향해 "선배님은 보수의 영웅이셨다. 이 나라, 이 당의 역사 만은 버리지 말아달라"며 이번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와 함께 뛰어줄 것을 호소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4일 페이스북에서 "검찰청에서나 국회에서나 내가 본 홍준표 선배님은 언제나 단연 군계일학"이라며 "18대 국회에 처음 들어왔을 때 (홍준표) 선배님은 이미 당의 전직 원내대표였고 2년 뒤에는 당대표가 됐다. 나도 어느덧 5선이 돼 잠시 원내대표직을 맡고 있지만, 여전히 내게는 까마득한 대선배"라고 치켜세웠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앞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뒤 탈당과 함께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하와이로 출국했다.


이후 국민의힘 내에서 초유의 '강제 단일화' 사태까지 벌어지자 홍 전 대표는 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권 원내대표와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3년 전 두 놈이 윤석열을 데리고 올 때부터 당에 망조가 들더니 또다시 엉뚱한 짓으로 당이 수렁으로 빠진다. 윤통과 두 놈은 천벌 받을 것"이라고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전날에는 지지자들과의 소통 채널인 '청년의꿈'에서 "두 번 탄핵 당한 당과는 절연하지 않을 수 없다"며 "탈당만 하면 비난할테니 정계 은퇴까지 한 것이다. 다급해지니 비열한 집단에서 다시 오라고 하지만, 정나미 떨어져 근처에도 가기 싫다"고 거리를 뒀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2차 경선 발표가 나오고 나서 (홍 전 대표는) 정치인생을 졸업한다고 말씀했다. 그날 많은 사람들이 결선 진출자들보다도 홍 선배의 퇴장에 대한 소회를 이야기하는 걸 보면서, 나도 언젠가 물러설 때 저런 뒷모습을 국민들께 보여줄 수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정치적 기로에서 선배님과 다른 길을 걷기도 했고, 가끔은 원망할 때도 있었지만 선배님에 대한 경외심만은 늘 가슴 한 켠에 있었다"며 "선배님은 2017년 보수정당이 궤멸의 위기에 내몰렸을 때 흩어진 보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큰 역할을 해주신 보수의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선배님의 기나긴 정치 여정에 있어 그동안 불편함을 끼쳐드린 부분이 있었다면 모든 노여움은 오롯이 내게 담아달라"며 "하지만 선배님께서 앞장서서 지켜주셨던 이 나라, 이 당의 역사만은 버리지 말아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읍소했다.


아울러 "앞장서서 지켜준 이 대한민국이 제7공화국 선진대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당과 나라를 지켜주시는데 김문수 선배님과 함께 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돌아오면 꼭 찾아뵙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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