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비디오는 음악과 안무,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담은 핵심 매체로 작용합니다. 케이팝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의성 있는 뮤직비디오를 대상으로 서사 구조, 시각적 미학, 미장센을 분석해 작품의 함축된 메시지를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그룹 미야오(수인, 가원, 안나, 나린, 엘라)는 4월 28일 첫 번째 EP '마이 아이즈 오픈 와이드'(MY EYES OPEN VVIDE)의 선공개곡 '핸즈 업'(HANDS UP)을 발매했다. '핸즈 업'은 화려한 리듬에 중독성 있는 멤버들의 래핑이 포인트다.
'핸즈업'의 뮤직비디오는 공개 2주 만에 2100만 뷰를 넘겼다. 이는 전작 '톡식'(TOXIC) 대비 좋은 성과로, 유튜브 '코리아 톱 뮤직 비디오' 주간 차트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리스너들 또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리스닝 포인트는 물론 비주얼 면에서도 독특하고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는 평이다.
줄거리
멤버들은 일본 전통 주택 안에서 눈을 뜬다. 이곳에서 이들은 나이프 게임과 줄다리기를 하고, 독특한 자세로 균형을 잡는다. 가원이 장풍을 쏘자 벽이 무너지는데, 그 너머에 있던 멤버들은 무드라(요가의 한 동작으로 종교적 의미를 내포함)를 취한다.
영화 매트릭스를 오마주한 장면도 나온다. 맞잡은 멤버들의 손 안에서 엘라가 가부좌를 틀고 수련을 한다. 수련을 마친 멤버들은 어린이와 함께 알까기 대결에 나선다. 흰 돌이 검은 돌과 마주치자 검은 돌은 깨져버린다.
해석
뮤직비디오는 얼핏보면 알까기 게임을 위한 멤버들의 여정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꺼풀을 벗겨보면 조금 더 심오한 메시지를 전한다. 바로 '평정'을 위한 수련이다.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폭포는 주인공의 정신력을 배양하는 수단으로 등장한다. 폭포 아래에서 수련을 마친 주인공은 깨달음을 얻고 각성해 목적을 달성한다. '핸즈 업' 또한 마찬가지다. 멤버들은 폭포를 뒤로 하고 나이프 게임, 줄다리기, 균형잡기 등 평정을 찾기 위한 수련을 이어간다. 그리고는 총알처럼 쏟아지는 검정색 돌들을 여유롭게 피하고, 흰돌로 검은돌을 파괴하며 '열반'에 다다른다.
총평
우선 눈이 즐겁다. 바둑판이 놓인 다다미방에서는 균형감 있게 나뉜 직선이 정제된 질서를 만든다. 이곳에서 멤버들이 펼치는 활동에서도 다양한 직선의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멤버들이 본격적인 안무를 선보이는 벽의 건너편에서는 곡선과 원의 유려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룹명 '미야오'의 콘셉트를 강조하는 고양이의 발 또한 조화롭게 어우러져 재치를 더한다.
도교, 불교 등의 동양사상을 상징하는 장면을 찾는 재미도 있다. 멤버들이 춤을 추는 곳이자 앨범 커버 애니메이션에서는 오방색이 사용됐다. 그런가 하면 천수관음을 떠올리게 하는 멤버들의 모습 뒤로는 프리즘처럼 퍼지는 원형의 빛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든다. 그럼에도 무겁지 않다. 미야오 특유의 경쾌하고 트렌디한 감성이 유니크한 뮤직비디오를 완성했다. 장풍을 쏘는 장면에서는 진지한 멤버의 표정 덕에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멤버들은 동양적 색채를 가득 품은 공간에서 크롭 티셔츠, 홀터넥, 와이드팬츠 등 현대적인 의상을 입고 등장한다. 전통과 현대가 충돌하며 독특한 조화를 이룬다. 긴 생머리, 풀뱅과 메탈 소재 액세서리 또한 마찬가지다. 화려한 스타일링이 절제된 배경과 어우러져 시각적 완성도를 높인다.
'핸즈 업'을 통해 미야오는 외부의 도발이나 시선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지에 올랐다는 자신감, 어떤 시련 속에서도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노래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뮤직비디오에서는 한층 탄탄해진 멤버들의 음악 세계가 돋보인다. 다섯 소녀가 구축한 정신적 서사와 미장센이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그간 미야오가 품어온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한줄평
미야오가 입은 동양철학, 영하고 키치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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