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준석, 자갈치시장서 소주 5잔 원샷…부산 표심 잡기 사활

데일리안 부산 =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5.05.15 00:10  수정 2025.05.15 00:10

부산대·범어사·자갈치시장·서면 등 훑어

"국힘, 고쳐쓸 수 없는 당…단일화 없다"

"성상납 무혐의 난 찍어내고, 尹 절연은 못해"

부산 시민들 "범죄자 이재명 보내달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준석 캠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부산 시민들이 사랑했던 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당함을 계승할 수 있는 떳떳한 후보는 기호 4번 이준석"이라며 부산 표심을 파고 들었다.


이준석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사흘 째인 14일 부산을 찾아 동래구 부산시유림회관, 금정구 부산대학교와 범어사, 중구 자갈치시장과 서구 충무동해안시장, 부산진구 서면 등을 훑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날선 비판도 이어갔다. 이 후보가 부산을 방문한 것은 지난 11일에 이어 사흘 만이다. 이 후보는 전날엔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았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14일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이준석 캠프

이 후보는 이날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진행한 집중유세에서 "국민의힘에서 나랑 친하다는 사람은 매일 나한테 전화 와서 (김 후보와의) 단일화 조건이 뭐냐고 물어보곤 한다"며 "나는 '(단일화) 가능성이 없다'고 일관되게 답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 당은 고쳐쓸 수 없는 당이라고 나도 확신하고 여러분도 확신하지 않느냐"라며 "고쳐보려고 노력했는데 더 이상 고쳐쓸 수 없으면 갖다 버리고 새로 (당을) 차려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라고 했다.


이 후보는 또 "이준석이 왜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기득권 세력의 미움을 많이 받아왔겠느냐. 할 말 하고 바른 소리했다고 싸가지(싹수의 방언)가 없는 것이냐"며 "오히려 최근 며칠간 국민의힘에서 자기들이 선출한 대선 후보를 뜯어내려고 하고, 내분 보이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게 막말하는 게 나이 60 넘은 싸가지 없는 사람들 아니냐"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홍 전 대표가 탈당 후 연일 국민의힘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자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라고 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시 유림회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혹시라도 세력 간 합종연횡을 통해 국민에게 감동을 주려고 하면 큰 덩어리(국민의힘)가 자신들의 과오와 한계점을 인식하고 이판에서 빠져준다면 진정성 있는 판 정리가 될 수 있겠다"며 "만약 단일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큰 것이 강압적으로 작은 것(개혁신당)을 억누르는 형태라면 국민에게 어떤 감동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즉 자신으로의 단일화가 아닌, 김 후보로의 단일화 가능성에는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자진 탈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국민의힘이 윤석열이라는 국민에게 상처 준 사람에 대해 단호하게 절연하지 못하는 모습에 많은 국민이 실망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윤석열에 목줄 잡힌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성 상납 혐의에 대해 최종 무혐의가 나서 억울한 누명이었다고 밝혀진 나는 찍어내고, 온 국민이 목도한 계엄을 일으키고 위험에 빠트린 윤석열에 대해 호의를 보인다"고도 성토했다.


김 후보가 전날 부산을 방문해 산업은행 이전 등 윤석열 정부의 현안을 그대로 공약한 점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부산을 위해 새로운 비전을 이야기할 때"라며 "(김 후보의 부산 공약은) 내가 윤석열 정부 유세차에 올라가서 했던 말인데, 그게 안 지켜졌기 때문에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이고 거짓말을 반복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14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 안양암에서 방장 정여스님으로부터 '무구무애'(無垢無碍, 인생을 살면서 허물이 없어 걸릴 것이 없다)라고 적힌 족자를 선물 받았다. ⓒ이준석 캠프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대한 견제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범어사 안양암에서 방장 정여스님 등 종교계 지도자들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후보가 해양수산부와 해운회사 HMM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단순히 부산 매표(買票)를 위해 여러 가지를 제시하는 건 위험하다"며 "이재명 후보의 어설픈 괴짜 경제학이 대한민국을 흔들어놓는 것을 국민이 좌시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호인단에 참여했던 석동현 변호사가 합류한 데 대해선 "빅텐트 논의가 실질적으로는 자유통일당 또는 황교안 후보 같은 부정선거 세력과 연대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계엄보수'와 '개혁보수'는 선명한 차이가 있고, 계엄보수 빅텐트는 아무리 해봐야 국민에게 감동을 못 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이날 안양암에서 방장 정여스님과 임영문 목사, 신요안 신부, 정근 국제종교연합 운영위원장 등과 만났다. 정여스님은 이 후보에게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다. 조금 더 타협적인 정치가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많은 세월 동안 많은 사람을 잘 포용하고, 나를 밉다고 한 사람까지도 사랑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가진 정치인이 많이 나오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했다.


이 후보는 정여스님으로부터 '무구무애'(無垢無碍, 인생을 살면서 허물이 없어 걸릴 것이 없다)라고 적힌 족자도 선물 받았다. 윤 전 대통령도 지난해 10월 범어사에서 같은 글귀의 족자를 받은 바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학색식당에서 학식을 먹으며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는 부산대에서 학생들과 점심을 먹으며 소통한 데 이어 자갈치시장과 충무동해안시장을 찾았다.


시장에서 이 후보를 만난 상인들과 시민들은 "잘생겼다" "젊으니까 좋다" "TV토론회에서 (다른 대선 후보들) 다 발라달라(이겨달라)" "이재명 범죄자 좀 보내달라(이겨달라)" 등의 응원의 목소리를 쏟아내며 셀카를 요청했다.


"나라가 엉망이다" "선배 정치인들 너무 몰아세우지 말라" "공부 많이 했으면 공부값을 해야지" 등 쓴소리도 나왔다.


이 후보는 반건조 오징어·쥐포 등을 구매했다. 또 시민들이 주는 소주를 5잔이나 원샷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서면으로 이동해 집중유세를 펼친 뒤 즉흥 길거리 유세도 진행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부산의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이 후보는 예정에 없던 즉흥 길거리 유세를 자정까지 하고 심야버스로 상경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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