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노골드’ 북한, 거부 또 거부…한국과 거리두기? [항저우 AG]


입력 2023.09.27 12:28 수정 2023.09.27 13:2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북한 사격대표팀. ⓒ 뉴시스

북한 선수들은 냉랭함 속에 한국 선수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


정유진(청주시청), 하광철(부산시청), 곽용빈(충남체육회)으로 구성된 한국 사격대표팀은 지난 25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러닝타깃 단체전에서 1668점을 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점수(총점)는 2위 북한과 같았지만, 표적 정중앙(이너텐)에 가까운 격발의 총 개수가 39개로 북한(29개)에 앞서면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나온 한국 사격의 첫 금메달이다.


눈이 부시고 감동으로 물들어야 할 시상식에서는 보기 좋지 않은 모습도 있었다. 시상식에서 보인 북한 선수들의 태도다. 침통한 표정으로 메달을 받은 북한 선수들은 태극기가 올라가면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도 시선은 국기를 향하지 않고 다른 곳을 응시했다. 어떤 시상식에서도 보기 어려운 비매너다.


시상대 기념촬영 때도 좋지 않은 태도는 계속됐다. 대개 국제대회서는 메달 리스트들이 시상대 꼭대기에 나란히 서 어깨를 맞대고 서로를 격려하며 단체 촬영을 한다. 이날도 동메달을 획득한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 제안에 따라 단체 촬영을 위해 시상대 위로 올라왔다.


그러나 북한 선수들은 두 차례나 단체촬영을 하자는 한국 선수들 제안을 뿌리쳤다. 일부 선수는 얼굴조차 쳐다보지 않고 외면했다.


외신들도 이런 장면을 본 뒤 “오랫동안 고립된 북한팀과 관련된 가장 최근의 논란이다”, “한국 선수에 대한 모욕과 같다”고 전했다.


사격장에서만 냉랭했던 것은 아니다. 유도장에서는 악수 거부도 있었다.


지난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펼쳐진 유도 남자 73㎏급 16강전에서는 한국 강헌철(27·용인시청)과 북한 김철광(27)의 남북 대결이 성사됐다. 팽팽한 양상을 띠던 경기는 김철광의 빗당겨치기 한판으로 끝났다.


강헌철은 패배의 아픔을 삼키고 김철광에게 손을 내밀며 다가갔다. 그러나 김철광은 악수를 거부한 채 그대로 코트 밖으로 나갔다. 예의를 중요시하는 유도에서 패자의 악수를 거부한 것은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다. 더 안타까운 점은 김철광이 지난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들과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던 친분이 있는 선수라는 점이다.


"최근 남북 정세가 얼어붙으면서 북한 선수들도 본의 아니게 이런 행동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화합과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남북은 멀어진 거리만을 확인했다.


한편, 북한은 은메달 3개와 동메달 2개만 따냈을 뿐, 아직까지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북한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1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종합 12위에 올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