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 "데뷔 10년 차, 나에게 칭찬해주고 싶어" [D:인터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4.02.04 12:30  수정 2024.02.04 12:30

2013년 데뷔

영화 '시민덕희'가 3년 만에 세상 밖에 나오면서 공명의 군 제대 후 첫 스크린 복귀작이 됐다. 군 복무 중 '한산: 용의 출현', '킬링 로맨스' 개봉 시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느꼈던 공명은 라미란, 염혜란 등 선배 배우들과 함께하며 배움과 즐거움이 가득했던 '시민덕희'로 관객들을 만나는 일이 기쁘기만 하다.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 분)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 분)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이다. 2016년 벌어진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로, 공명은 극 중 고액 아르바이트를 시켜주겠다는 속임수에 당해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된 재민을 연기했다.


"입대 전 촬영한 작품이 전역 후 개봉하니 마음가짐이 시간 지난 만큼 바뀌었어요. '시민덕희'를 보면서 제가 당시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현재는 아직 배울게 많고 더 열심히 해야 했다는 것도 함께 느끼고 있어요."


재민은 이분법으로 분리될 수 없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이기도 하지만, 그 역시 고액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낯선 땅 중국에서 손발이 묶인 채 밤낮으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만 했던 인물이다. 가해자면서 피해자인 셈이다. 공명은 재민의 감정선을 어떻게 표현해야 관객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었다.


"제가 생각한 재민은 평범한 대학생이고, 고액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속아 보이스피싱에 가담하게 된 인물이죠. 그 안에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친구지만, 용기를 내 구조요청을 하고, 그 응답에 반응한 덕희라는 인물에 용기를 더 받아 더 나아가려는 재민이를 표현하려고 했어요. 재민이가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에 창문까지 가는 데 얼마나 걸렸을지, 그리고 거기까지 가서 다시 돌아오는 과정 등을 통해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재민이가 가해자지만 피해자인 점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이에 덕희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재민의 모습이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이 공명에게 중요했다.


"처음에 시나리오 봤을 때부터 이 장면을 정말 잘 연기하고 싶었어요. 재민이 사죄하는 마음이 진심이지만 어떻게 보면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입장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에 진심을 담는 게 포인트가 될 것 같았죠."


공명은 극 중 조직원인 이주승과 주로 호흡을 맞췄다. 이주승은 같은 처지의 조직원 재민과 마찬가지로 고액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지원해 탈출을 감행하지만 상황이 어려워지자 환경에 순응하는 인물이다.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시네마 게임 '도시를 품다'에서 함께 작업했다.


"(이) 주승 형과 다시 '시민덕희'로 만나니 반갑고 즐겁더라고요. 세트 촬영이었는데 주승이 형과 함께하며 잊고 있던 추억들이 다시 떠올랐어요. 호흡은 전작에서 함께 손발을 맞췄기 때문에 말할 것도 없이 좋았어요."


맡았던 캐릭터가 대체로 밝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준 덕분에 공명에게는 언제나 맑고 건강하고 귀여운 청년의 이미지가 따라온다. 이미지 변신에 갈증을 느끼지는 않을까.


"전혀 없어요.(웃음) 비슷한 캐릭터도 깊이 파고들면 또 다른게 나오더라고요. 대중이 밝은 느낌의 캐릭터를 좋아하고 사랑해 주신다면, 저는 맡은 바를 열심히 하는 게 최선인 것 같아요."


지난 2013년 웹드라마 '방과 후 복불복'으로 데뷔한 공명은 올해 10년 차 배우가 됐다. 그는 10년의 세월을 돌아보며 차근차근 걸어온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다. 이제 앞으로의 10년은 배우로서 조금 더 깊게 파고드는 시간을 갖고 싶다.


"스무 살 때 시작하며 배우란 직업은 마라톤이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하나씩 주어진 걸 해나가며 길게 오래 하고 싶었거든요. 그 동안 크게 사랑 받은 작품도 만나게 되고, 이외의 작품들도 많이 좋아해 주셨어요. 스무 살 때 서른 살 때까지의 목표를 세운 적이 있어요. '큰 걸 바라지 말고, 충실하게 나아가자, 그러면 서른에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될 것이다'였어요. 그 점에서 만족스러워요. 저에게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최근에는 앞으로의 10년의 목표를 세웠어요. 이제 배우로서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10년을 만들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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