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 후레쉬 16도 도수 낮추고 브랜드 새 단장
도수 하향 업계 전반 확산 가능성
저도주 트렌드 반영하고 원가도 절감
연초부터 소주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되는 증류주 출시에 이어 저도주 경쟁이 다시 불붙는 등 최대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를 잡기 위한 주류업계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 도수를 16.5도에서 16도로 낮추는 등 전면 리뉴얼을 단행했다.
특허 받은 대나무 활성숯을 활용한 정제과정을 4번에서 5번으로 늘리고 잡미와 불순물도 한번 더 제거한 것이 특징이다. 리뉴얼 제품은 14일부터 출고됐다.
참이슬 오리지널과 진로는 도수를 그대로 유지한다. 회사 측은 저도주 선호 트렌드가 확산한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소주 시장점유율 1위 참이슬이 도수를 낮추면서 도수 하향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 25도였던 소주 알코올 도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낮아져 현재는 16도까지 내려왔다.
업계 선두 주자가 도수를 낮추면 경쟁사들이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 내리는 것이 관행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전·충남·세종 지역 소주 제조업체 맥키스컴퍼니가 판매하는 '선양'은 14.9도로 국내 제품 중 도수가 가장 낮다.
특히 도수를 낮추면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 보니 주류기업에서도 이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희석식 소주는 주정에 물을 타 만드는 방식이다 보니 주정이 적게 들어갈수록 비용도 낮출 수 있다.
하이트진로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주정의 평균 매입비용은 리터당 1828.85원으로 작년 연간 평균 1,707.37원 대비 7.1% 상승했다. 2년 전인 2021년 평균(1,589.08) 가격과 비교하면 15.1% 올랐다.
업계에서는 참이슬의 도수가 16도로 낮아진 배경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새로’의 선전을 꼽는다.
새로는 롯데칠성음료가 2022년 선보인 '제로 슈거' 소주 제품으로 출시 7개월 만에 1억병이 판매되는 등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로의 알코올 도수는 16도다.
회사 측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새로의 시장점유율은 12.0%로 새로, 처음처럼을 포함한 소주 시장 점유율은 25.0% 수준이다.
새로 출시 전인 2021년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시장 점유율이 15.3%였던 것에 비하면 약 10%p 상승한 수치다.
롯데칠성음료는 새로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 소주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1분기 내 처음처럼 리뉴얼을 단행하고, 상반기 내 과일향을 첨가한 '새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증류주 소주 '여울'을 새롭게 선보이며 소주 라인업을 확대한 바 있다.
최근 위스키, 증류식 소주 등 증류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MZ세대를 중심으로 하이볼 수요가 증가하자 이를 겨냥해 증류주 신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켈리, 크러시 등 국산 맥주는 물론 아사히 등 수입맥주까지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맥주 시장 경쟁이 치열했다”면서 "올해는 참이슬의 도수 하향을 시작으로 소주업계에 저도주 열풍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위스키나 하이볼에 뺏긴 젊은층 소비자를 다시 유치하기 위한 리뉴얼이나 신제품 출시도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는 소주 시장에 변화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