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반독점법 위반' 애플에 2조7000억원 과징금 철퇴

시장 5억 유로 예상했지만, EU 글로벌 매출 0.5%인 18유로 부과

미국 뉴욕 맨해튼의 애플 스토어에 설치된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미국 빅테크 기업 애플에게 예상보다 큰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관련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18억 4000만 유로(약 2조7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초 업계는 과징금의 규모가 5억 유로 규모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EU는 이보다 3배나 더 큰 금액을 부과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을 유통하는 시장에서 ‘결제방식 강요’에 관한 규정을 악용해 경쟁자들의 권리를 빼앗았다”며 “소비자들 또한 공정한 경쟁을 통해 더 저렴한 가격에 음악을 제공받을 기회를 빼앗겼다”고 설명했다.

18억 4000만 유로는 애플의 전 세계 매출의 0.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EU가 반독점법을 근거로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행위원회는 과징금을 부과하며 지적된 불공정 관행을 즉시 시정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애플 측은 즉각 반발했다. 애플은 성명서를 통해 “일반법원에 과징금 부과 취소를 요구할 것”이라며 “EU가 소비자 피해에 대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으면서도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 이와같은 결정은 빠르게 돌아가는 앱 시장의 현실을 무시한 채 내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의 수혜자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본사를 둔 스포티파이”라며 “스포티파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음악 스트리밍앱으로 이번 조사가 이루어지는 동안 EU 집행위와 65차례 이상 만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EU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해 입법된 디지털시장법(DMA)를 오는 7일부터 시행한다. 이는 디지털 시장에서 사실상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하는 기업들의 권한을 축소한다는 내용과 '위반 과징금이 글로벌 매출액에 비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예상치를 웃돈 애플의 이번 과징금도 DMA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