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요일에도 몰려…‘소액주주 권익 훼손’ 거듭 지적
문제 해결책으로 도입한 전자투표 행사율은 고작 11%
지난 15일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상장사들의 ‘3월 말 정기 주주총회 쏠림 현상’이 최근 5년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국회도서관이 발간한 ‘데이터로 보는 전자주주총회’ 보고서에 따르면 상장사들이 매년 3월 21∼31일 열흘 동안 집중적으로 정기 주총을 개최하는 현상이 최근 5년간 더욱 심해졌다.
12월 결산 상장법인 중 해당 기간 주총을 개최한 상장사의 비율은 지난 2019년 90.4%에서 2020년 82.6%로 낮아졌으나 2021년(91.8%)과 2022년(92.3%) 다시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무려 94.2%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5년(2019~2023년)간 국내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개최일자 집중도(왼쪽) 및 개최요일 집중도. ⓒ국회도서관
특정 요일 쏠림 현상도 발견된다.
지난 2019∼2023년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주총 개최 요일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열린 전체 주총 중 31.9%는 금요일에 진행됐다. 이어 수요일(19.2%), 화요일(17.8%), 목요일(17.4%) 순으로 주총일이 몰렸으며 월요일에 열린 주총은 전체의 13%에 그쳤다.
이 같은 ‘슈퍼 주총 위크’ 현상은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이달 셋째 주(18∼22일)에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02개사와 코스닥시장 상장사 164개사 등 총 371개사가 주총을 개최한다. 목·금요일에 해당하는 오는 21일과 22일은 하루에 142개사씩 총 284개사가 한 번에 주총을 연다.
그동안 ‘주총 쏠림 현상’은 의결권을 행사해야 할 주주, 특히 개인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훼손하는 주범으로 거듭 지적돼 왔다.
예탁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2월 결산 상장사의 주식을 소유한 개인 주주는 총 1403만명이며 이들은 평균 5.97개의 종목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 주주들이 평균 약 6개사의 주총에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할 권리를 지니고 있음에도 주총이 같은 날 개최될 경우 주주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제약받는 셈이다.
지난 2010년부터 2023년까지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를 이용한 회사 추이. ⓒ국회도서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는 전자투표제도가 시행됐다. 이는 주주가 주총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사전에 전자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전자투표제도가 도입된 지 10여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활성화되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 5년(2019∼2023년) 동안 전자투표 행사율(전자투표 행사 주식총수를 의결권 있는 주식총수로 나눈 뒤 100을 곱한 값) 추이를 보면 지난 2019년(5.38%)과 2020년(5.07%), 2021년(5.13%)에는 줄곧 5%대에 그쳤으나 2022년에는 전자투표 행사율이 10.09%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1.62%로 소폭 올랐으나 상승률이 미미한 수준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비대면 방식의 주총 개최가 불가피해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전자투표제를 도입했지만 기업, 특히 대주주로서는 인프라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소액주주의 주주권 행사가 용이해지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유인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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